‘경영평가 E등급’ 코레일…안전·실적 난관에 한문희 사장 시험대 [공기업은 지금]

‘경영평가 E등급’ 코레일…안전·실적 난관에 한문희 사장 시험대 [공기업은 지금]

지난해 영업손실 4000억원대, 요금 동결에 악화
예상보다 좋지 못한 실적, 올해 평가 영향 주나
안전관리 평가 관심 “지난해 중대재해 0건 성과”

기사승인 2024-03-27 06:00:11
용산행 KTX. 쿠키뉴스 자료사진

2022년 잇따른 안전사고와 실적 부진 등을 이유로 2023년 공공기관 경영평가 최하위인 E등급을 부여받았던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올해 경영평가에 관심이 모인다.

당시 임명된 지 얼마 되지 않아 ‘해임건의’ 처분에서 제외된 한문희 사장에 대한 본격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코레일의 ‘2023 회계연도 결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코레일의 영업손실은 4415억원으로, 2022년(3969억원) 대비 446억원 늘었다. 코레일이 지난해 8월 수립한 ‘2023~2027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을 통해 예상한 2023년 영업손실 규모 2308억원보다 2배가량 많은 수치다.

부채비율 역시 2022년 222.6%에서 지난해 237.9%로 15.3%p 올랐다. 2021년 영업손실·부채비율을 이듬해 줄이는 데 성공했지만 지난해 다시 악화됐다.

실적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철도 요금 동결이라는 구조적 요인이다. KTX와 새마을호 등 간선철도 운임은 2011년 이후 한 번도 오르지 않았다. 그 사이 소비자 물가와 전기요금 등의 인상폭은 컸다.

비수익 노선의 손실도 컸다. 2022년 기준 손실을 낸 코레일의 노선은 전체 24개 중 22개로, 수익성 하위 10개 노선은 최근 10년 동안 지속 적자를 이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실적이나 재무관리가 온전치 못할 경우 경영평가 중에서도 경영관리-재무성과관리·성과 등 항목에서 좋지 못한 점수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공사 입장에선 요금 인상 권한이 정부에 있기에 사실상 불가항력적인 부분도 있다. 다만 코레일이 지난해 경영평가서 E등급을 받게 된 직접적인 원인으로 꼽히는 안전관리에 대한 개선책 마련 역시 주요 평가 항목이 될 전망이다.

코레일은 2022년 3월 대전 열차검수고에서 근로자가 열차와 레일 사이에 끼여 숨지고 서울 중랑역, 경기 고양 정발산역, 의왕 오봉역 등에서 근로자 인명사고가 발생했으며, 같은 해 12월에는 영등포역에서 무궁화호가 탈선해 승객 30여 명이 경상을 입는 등 연이은 사고로 경영평가 낙제점과 함께 안전사고 및 대형사고 방지 특단의 대책 수립을 요구받은 바 있다.

이에 코레일은 계절별 특화 안전관리 대책, 중대산업재해 재발방지 종합안전대책 등을 수립·추진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발생한 화물열차 탈선사고가 2022년 대비 2배가량 증가한 14건을 기록하는 등 불안감은 여전하다. 

인구의 수도권 집중, GTX 등 신규 노선 확대 영향으로 서울-경기-인천을 잇는 수도권 광역철도의 지연(5분 이상)으로 발급된 간편지연증명서 등록 건수도 2022년 1만9196건에서 지난해 2만653건(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자료)으로 증가했다.

경영평가에선 재난·안전관리율 뿐만 아니라 정시운행률에 대한 평가도 이뤄지기에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밖에 지난해 9월 전국철도노동조합 총파업으로 5일간 94억원에 달하는 피해가 발생하는 등 지난해 조직 및 인적자원관리, 노사관계 등 항목에 대해서도 정부가 들여다볼 방침이다.

강경우 한양대학교 교통물류학과 교수는 “철도 요금이 동결인 데다, 인구 감소 국면에서 대체 교통수단마저 증가하고 있어 코레일의 수익성이 점차 낮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지난해 대형사고가 없었던 점은 고무적이지만 열차 지연, 신호 체계 문제 등 작은 사고와 잡음이 꾸준히 발생한 가운데, 객관적으로 보면 경영평가 측면에서 지난번보다 좋아진 요소가 있을지는 다소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코레일 관계자는 “경영평가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현재 드릴 수 있는 말씀은 없다”면서도 “2022년 사고 관련 지적사항이 있었는데, 안전대책 마련을 통해 지난해 중대재해 발생 횟수가 0건을 기록하는 등 의미있는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김재민 기자 jaemi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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