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반려동물 대상 펫보험 가입률이 50% 이상 성장하는 등 반려인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다만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기존 보험과 다른 점이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펫보험 시장은 빠르게 규모를 키워가고 있다. 28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펫보험을 운용하는 메리츠, 한화, 롯데, 삼성, 현대, KB, DB, 농협, ACE, 캐롯 10개 보험사가 보유한 펫보험 계약 건수는 총 10만9088건으로 전년(7만1896건)보다 51.7% 늘었다. 2018년 7005건에 불과했던 것에서 5년 만에 15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하지만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2022년 반려동물의 개체수가 약 799만 마리인 점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펫보험은 아직 가입률 1.4%에 불과하다. 반려동물 가구수(602만 가구)가 국내 전체 가구 중 25.4%를 차지할 정도로 증가한 것에 비해 낮은 수치다. 스웨덴(40.0%), 영국(25.0%), 일본(12.5%), 프랑스(5.0%) 등 다른 국가에 비해서도 펫보험 가입률이 낮은 편이다.
펫보험은 반려인들에게 반려동물 진료비 부담을 완화하는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KB경영연구소에서 발표한 ‘2023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1년간 반려동물 관련 서비스 이용 경험 중 ‘동물병원’이 80.4%로 가장 높았다. 2022~2023년 반려동물을 위해 치료비를 지출한 반려가구는 73.4%로 2021년(71%)에 비해 소폭 증가했고, 1년간 반려동물 치료비로 연평균 78만7000원을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사들의 관심도 높다. 가입률이 낮다는 건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가입률이 1.4%라는 건 98% 이상이 아직 가입하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펫보험 시장이 블루오션이 될 수 있다는 얘기가 많이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또 1.4% 내에서 증가율이 높다. 소비자 수요가 있다는 의미”라며 “보험사들도 펫보험에 대해 준비를 많이 하고 다들 신경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험업계에선 펫보험이 활성화되기 위해 몇 가지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먼저 질병명과 진료행위의 명칭과 코드를 표준화하는 것이다. 동물병원마다 질병 명칭과 진료항목 등이 달라 병원별로 진료비 차이가 크고, 정보가 불충분해 보험상품 개발에 필요한 데이터‧통계의 확보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또 동물병원의 진료기록부 발급을 의무화하도록 수의사법을 개정하도록 요청하고 있다. 현행법상 수의사는 진료 후 진료부를 발급할 의무가 없어, 일부는 진료기록부가 아닌 카드 영수증을 보험사로 전송하고 있다. 반려동물 등록제를 정착시켜 보험 가입 시 반려동물의 특정하는 것 역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펫보험에 가입할 때 알아야 할 몇 가지 주의사항도 있다. 금감원이 27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펫보험은 생후 2개월이 지난 반려동물을 대상으로 가입 가능하다. 보험료 갱신형 상품이라 반려동물이 어릴 때 가입하면 보험료가 낮지만, 갱신 시점에 반려동물 연령에 맞춰 보험료가 인상된다. 보험사별로 국가동물보호정보시스템에 반려동물 등록시 2~5%의 보험료 할인혜택을 제공하는 보험 상품도 존재한다.
또 현행 펫보험은 가정에서 양육할 목적으로 키우는 반려견 및 반려묘만 가입할 수 있다. 가입 당시 기르던 반려견이라도, 이후 타인에게 맡겨 기르면 보험금이 지급되지 않을 수 있으니 계약 내용을 변경해야 한다. 반려동물이 타인의 신체, 반려견 등에 끼친 손해(배상책임)를 보장받거나 반려동물 사망 장례비 또는 위로금을 지급받기 위해서는 별도의 특약에 가입해야 하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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