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결정전(챔프전)을 앞두고 깜짝 대체 외국인 선수로 영입된 막심(35‧대한항공)이 베일을 벗었다.
대한항공은 29일 오후 7시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챔프전 1차전 OK금융그룹과 홈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대1(22-25, 25-22, 25-20, 25-18)로 승리했다.
정규리그 우승으로 챔프전에 직행한 대한항공은 V리그 최초 통합 4연패를 향한 첫걸음을 내디뎠다. 아울러 역대 남자부 챔프전 1차전 승리 팀 우승 확률 72.22%(18번 중 13번 우승)도 선점했다.
이날 대한항공에서 가장 주목 받은 선수는 ‘대체 외인’ 막심이었다. 챔프전을 앞두고 외인 교체를 단행한 대한항공은 무라드를 방출하고 러시아 국가대표 출신 막심을 영입했다. 203cm 신장의 왼손 아포짓 스파이커인 막심은 직전 카타르 리그에서 득점 1위와 서브 2위를 차지한 바 있다.
이 교체는 올 시즌 대한항공의 두 번째 외인 체인지다. 앞서 지난해 우승 주역 링컨이 허리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자 무라드를 영입한 바 있다. 하지만 무라드가 기복 있는 경기력을 보이자, 대한항공은 챔프전을 앞두고 과감하게 막심으로 재교체했다. 통합 4연패를 위해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경기 전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도 “팀 배구 스타일과 부합한다. 배구 자체에 대한 이해도마저 높다”고 막심에 기대를 드러냈다.
그렇게 가장 큰 무대인 챔프전에서 데뷔전을 갖게 된 막심은 1세트부터 OK금융그룹 높이에 매번 막혔다. 14-14로 맞선 상황에서 송희채에게 연속 블로킹을 헌납하기도 했다. 막심이 막히자 대한항공은 아웃사이드 히터 정지석 위주의 단순한 공격 패턴으로 공격을 진행했다. 막심의 부진으로 대한항공은 1세트를 22-25로 내줬다. 막심은 1세트 5득점(공격성공률 38.46%)에 그쳤다.
막심은 2세트 6득점(공격성공률 50%)을 올리면서 1세트보다 훨씬 나은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3세트 들어 다시 4득점(공격성공률 33.33%)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팀이 세트스코어 2대1로 앞선 4세트, 막심의 긴장이 풀린걸까. 막심은 대각, 직선 오픈 등 다양한 공격 루트로 득점에 성공했다.
4세트 5득점(공격성공률 62.5%)으로 분전한 막심의 활약 덕에 대한항공은 OK금융그룹을 세트스코어 3대1로 꺾고 챔프전 1차전을 승리했다. 막심은 정지석에 이은 두 번째 최다 득점자로 이름을 올리며 제 역할을 해냈다.
올 시즌 대한항공은 외인 선수 부진으로 골머리를 앓았다. 링컨이 부상으로 빠졌고, 무라드도 기대 이하 경기력으로 팀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 결국 공격 비중이 임동혁에게 몰렸다. 임동혁이 559득점으로 ‘커리어 하이’를 기록했기에 망정이지, 만약 임동혁이 조금이라도 부진했다면 올 시즌 통합 4연패 도전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결국 대한항공은 고심 끝에 막심을 영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베일을 벗은 막심은 타점 높은 공격을 선보이며 제 역할을 해냈다. 다만 해결해야 할 때 득점하지 못하고 상대에게 기회를 내주는 경우도 많았다. 확실한 결정력을 보여야 하는 점은 숙제로 남았다.
남은 챔프전에서 막심이 제 기량을 뽐낸다면 대한항공의 V리그 최초 통합 4연패에도 청신호가 켜질 전망이다. 막심이 ‘외인 에이스’로서 팀을 우승으로 이끌지 주목된다.
계양=김영건 기자 dudrjs@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