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지난해 당기순손실이 4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세 사기 여파로 HUG가 지난해 집주인 대신 세입자에게 돌려준 금액이 3조5540억원을 기록해 공사의 자금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1일 HUG의 제 31기 결산 공고에 따르면, 지난해 HUG 당기순손실은 3조8598억원으로 집계됐다. HUG는 2022년 4087억원 순손실에 이어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으며 1993년 HUG 창립 이후 최대 적자다. 이는 지난해 전세 사기와 역전세의 여파로 세입자들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사고가 급증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HUG에 따르면 지난해 대위변제 요청을 받아 집주인 대신 세입자에게 지급한 돈은 3조554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9241억원) 대비 4배 수준이다. 그러나 채권 추심이나 경매 등을 통해 이를 다시 회수한 비율은 지난 2019년 연간 58%(당해연도 회수금/대위변제 금액)에서 2022년 24%로 줄어든 데 이어 지난해 7월 기준 15%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HUG의 경영 부담은 올해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전셋값이 급등했던 지난 2022년 상반기 체결했던 계약의 만기가 올해 돌아오기 때문이다. 지난 2월 기준 수도권 주택 전셋값은 2022년 2월 대비 13% 낮은 수준에 책정돼 있다.
HUG 관계자는 “전세금반환보증상품으로 인해 임차인이 반환하지 않은 보증금을 대신해서 변제하다보니 적자가 늘어났다”라며 “비상경영체제 운영 등을 통해 안정적인 재무 구조 기반을 마련하고 채권 회수와 보증 리스크 관리를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유정 기자 youjung@kukinews.com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