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에이스’ 양효진(35)이 8년 만의 우승을 차지한 소감을 밝혔다.
현대건설은 1일 오후 7시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챔프전) 3차전 흥국생명과 원정경기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3-2(22-25, 25-17, 23-25, 25-23, 15-7)로 승리했다.
1, 2차전 승리로 2승을 챙겼던 현대건설은 이날 승리로 13년 만의 통합 우승이자 8년 만의 챔프전 우승을 이뤘다. 현대건설은 2019-20, 2021-22시즌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음에도 코로나 때문에 챔프전이 열리지 않으면서 우승의 영광을 맛보지 못했다. 이번 우승으로 그동안의 설움을 한 번에 날렸다.
이날 경기 가장 돋보인 선수는 양효진이다. 양효진은 18득점(공격성공률 53.33%)을 올리며 팀 승리에 기여했다. 결정적인 순간 타점 높은 속공과 오픈을 작렬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양효진은 좌우 날개 공격이 풀리지 않을 때 해결사로 등장해 막힌 혈을 뚫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양효진은 “우승해본 지가 너무 오래됐다. 우승 별이 2개에서 멈췄었다.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코로나 때문에 하지 못했다. 올 시즌은 우승에 대한 마음을 버렸다”면서 “시즌 초 모든 팀이 우리를 우승 후보로 평가하지 않았다. 하지만 선수들 팀워크가 좋더라. 시즌 치르면서 모마와 위파위가 한 팀이 되어가는 느낌을 받았다. 마지막까지도 욕심을 버렸다. 지금 팀원들과 배구를 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양효진은 이날 경기에 대해 “오늘도 5세트까지 갈 거라 생각하지 않았다. 우리도 5세트 가면서 너무 힘들었다. 상대는 더 많이 힘들었을 것”이라면서 “운이 좋게 체력적으로 우위에 있었다. 5세트는 진짜 아무 생각 없이 했다. 힘들다는 느낌보다 이 기회를 놓치게 되면 타격이 클 것 같았다. 뒤가 없다는 각오로 임했다”고 돌아봤다.
강성형 감독 자랑을 해달라는 질문에 양효진은 “시행착오가 많았다. 아무래도 감독님이 남자팀에서 왔다 보니 소통에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이제는 여자부에서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아셨을 것이다. 선수들도 어려워하는 감독님에게 먼저 다가가려 했다. 그렇게 강팀이 됐다”고 강 감독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2021년 결혼 후 첫 우승을 차지한 양효진은 “원래 나는 도움 받는 것을 좋아하지 않고 혼자 하는 걸 좋아했다. 결혼하고 달라지지 않을 줄 알았다”면서 “하지만 많이 다르다. 어떨 때는 남편이 일을 그만둬서, 운동 끝나고 그냥 집에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인천=김영건 기자 dudrjs@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