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레스테롤 수치 높이는 ‘이 단백질’…심혈관질환 위험↑

콜레스테롤 수치 높이는 ‘이 단백질’…심혈관질환 위험↑

기사승인 2024-04-04 17:13:06
PCSK9과 CAP1 결합으로 PKCδ와 SYK가 활성화되고, 뒤이어 여러 신호 전달 체계가 활성화된다. 결과적으로 단핵구가 흥분하며 염증을 유발한다. 서울대병원

‘나쁜’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인다고 알려진 ‘PCSK9 단백질’이 염증을 일으켜 심혈관질환을 악화시키는 메커니즘을 국내 연구진이 처음으로 규명했다. 콜레스테롤 조절 뿐만 아니라 심혈관질환 예방에 효과적인 신약을 개발할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서울대병원은 4일 김효수 순환기내과 교수 연구팀(의생명연구원 장현덕 교수, 신다솜 박사, 김성찬 박사과정)이 생쥐 모델과 인간 세포 실험을 통해 PCSK9 단백질의 새로운 죽상(粥狀)경화증 악화 메커니즘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LDL 콜레스테롤은 세포막이나 호르몬 재료로 쓰이는 필수 물질이다. 하지만 혈관 벽에 쌓이면 혈관이 좁아지고 딱딱해지는 죽상경화증을 일으켜 심근경색, 뇌경색을 초래할 수 있다. 이 콜레스테롤이 간세포 표면의 LDL 수용체와 결합해 분해된 후 담즙으로 소모·배출되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아진다.

반면 간세포에서 분비되는 단백질 PCSK9이 LDL 수용체와 결합해 이 수용체를 파괴하면 LDL 콜레스테롤 배출이 불가능해진다. 따라서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져 죽상경화증이 악화할 수 있다. 

이를 치료하고자 에볼로큐맵, 알리로큐맵 등 PCSK9 단백질 억제 항체가 개발돼 블록버스터 치료제로 주목 받고 있다.

이전 연구를 통해 PCSK9이 LDL 수용체를 파괴하는 메커니즘에서 CAP1 단백질이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규명한 연구팀은 이번 실험으로 PCSK9의 또 다른 죽상경화증 악화 메커니즘을 발견했다.

먼저 생쥐를 일반 그룹과 LDL 수용체가 없는 그룹으로 나눠 죽상경화증 모델을 확립한 후 바이러스벡터 정맥주사로 PCSK9 과잉 발현을 유도했다. 그러자 모든 개체에서 죽상경화증이 악화됐다. 이는 LDL 수용체 여부와 관계없이 죽상경화증 악화에 관여하는 새로운 메커니즘이 있음을 보여준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를 세포 실험으로 규명한 결과, PCSK9이 단핵구 표면에 존재하는 CAP1과 결합해 단핵구 하부의 여러 신호 전달 단백질을 활성화시켰다. 이어 단핵구가 흥분하면서 염증이 활성화 돼 죽상경화증이 더 악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물 실험 결과에서도 CAP1 결손 생쥐 모델에서는 PCSK9를 주입해도 죽상경화증이 악화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추가로 PCSK9와 CAP1의 결합을 차단하는 차단제(Fc-CAP1) 개발에 돌입했다. 인간 세포 분석 결과, Fc-CAP1은 에볼로큐맵 항체와 달리 단핵구 흥분을 막아 염증을 통제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나아가 인체 적용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관상동맥 질환자와 정상인의 혈액과 단핵구를 분석한 결과, 혈중 PCSK9 농도와 단핵구의 염증 유도 활성이 비례했다.

김효수 교수는 “이번 연구는 PCSK9 단백질이 죽상경화증 악화에 있어 콜레스테롤 상승, 염증 유발이라는 2가지 나쁜 작용 메커니즘을 갖고 있음을 최초로 밝혀 의미가 크다”며 “현재 나온 PCSK9 억제 항체인 에볼로큐맵 피하주사제는 콜레스테롤은 낮출 수 있지만 염증 통제 효과는 없다. 연구팀이 개발 중인 차단제는 2가지 효과를 모두 발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단핵구 활성화에 의한 염증은 죽상경화증 뿐만 아니라 지방간 등 심혈관질환의 기저 매커니즘”이라며 “PCSK9-CAP1 차단제는 여러 질환에 대한 치료 적응증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자매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IF: 16.6)’에 온라인으로 발표됐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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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been1123@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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