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에 몰렸던 T1이 디플러스 기아를 제압하고 탈락 위기를 벗어났다. ‘제우스’ 최우제도 위기에 몰린 순간에 가졌던 남다른 마음가짐을 전했다.
T1은 7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롤파크에서 열린 ‘2024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프링’ 플레이오프 3라운드 패자조 디플러스 기아와 다전제(5판 3선승제)에서 세트스코어 3-0으로 완승했다.
플레이오프 4라운드(최종전)에 진출한 T1은 오는 13일 KSPO돔에서 한화생명e스포츠와 결승 티켓 한 장을 두고 일전을 벌인다. 앞서 T1은 지난 4일 플레이오프 2라운드 패배 후 “(디도스 때문에) 솔로랭크 연습을 하지 못해 전반적으로 경기력이 떨어졌다”고 토로한 바 있다. 이번 승리는 T1이 디도스 방해 공작을 이겨낸 결과라 더 뜻깊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제우스’ 최우제는 “지면 탈락하는 상황이었다. 이렇게 빨리 탈락하면 허망할 것 같았다”면서 “지기 싫었는데, 이렇게 기회를 한 번 더 얻어서 너무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꼬마’ 김정균 감독은 “결승 진출전에 올라서 다행이다. 하지만 T1의 목표는 우승이다. 남은 기간에 준비 잘해서 꼭 결승에 가겠다”고 다짐했다.
T1은 직전 한화생명e스포츠와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서 0-3으로 패하며 탈락 직전까지 몰렸다. 두려움은 없었을까. 김 감독은 “당시에 졌어도 패자전이 있었다. (패자조로) 떨어지더라도 언제든 올라갈 수 있을 거라 판단했다”면서 “경기 준비하는 동안 선수단과 스태프가 다양한 조합과 운영 데이터를 쌓았다. 오늘(7일) 경기에서 연습했던 부분이 다 좋게 나왔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당시를 떠올린 최우제는 “렉사이라는 픽을 다른 팀들이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픽 티어 정리에서 살짝 밀렸다”면서 “첫 세트가 유리했었는데, 그 경기를 내준 점이 크게 작용했다”고 돌아봤다.
T1은 한화생명e스포츠와 결승 진출전을 치른다. 김 감독은 “그때 한화생명e스포츠의 준비 과정과 경기력이 굉장히 좋았다. 이번 경기엔 과정부터 철저하게 잘 준비하겠다. 하지만 (한화생명e스포츠가) 직전 경기처럼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우제는 “‘도란’ 최현준이 젠지e스포츠전에서 단단하게 잘하더라. 최현준보다 팀에 더 좋은 영향력을 끼치겠다”고 언급했다.
최우제는 이날 2세트에서 크산테를 상대로 ‘조커픽’ 탑 베인을 꺼냈다. 픽 배경에 대해 “베인에게 마냥 좋은 구도는 아니다. 하지만 힘든 순간을 잘 넘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인게임에서도 수월하게 잘 풀렸다”면서 “내가 먼저 베인을 하겠다고 말했다. 주변에서도 호응해줬다”고 평가했다.
이어 최우제는 “한화생명e스포츠전 준비하면서 느낌이 안 좋았기도 했고 경기력도 좋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 디플러스 기아 꺾은 뒤엔 느낌이 좋다는 생각이 든다. 요새 공기도 좋더라”면서 환하게 웃어 보였다.
끝으로 김 감독은 “항상 T1 응원해 주는 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 준비 잘해서 결승전에 오르는 모습 보여주고 싶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종로=김영건 기자 dudrjs@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