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 최종 성적표가 발표됐다. 그러나 여야 당선자들의 각종 도덕성 논란은 현재진행형이다. 후보자 ‘부실 검증’에 대한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 당선인·후보들의 도덕성 논란이 법적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경기 안산갑 당선인은 ‘편법 대출’ 논란으로 검찰 수사 중이다. 양 당선인은 지난 2021년 당시 대학생 딸 명의로 11억 원에 달하는 사업자 대출을 받았다. 이를 가지고 기존 아파트 매입 당시 대부업체에서 빌린 6억 3천만 원을 갚았다. 현재 수원지검 안산지청 부패·공직자 전담 부서인 형사4부(이동근 부장검사)가 맡아 수사하고 있다.
김준혁 민주당 경기 수원정 당선인도 ‘막말 논란’으로 경찰 수사를 받게 됐다. 국민의힘은 ‘이대생 미군 장교 성 상납’ ‘박정희 전 대통령의 일본군 위안부 성관계’ 등 과거 막말로 논란이 된 김 당선인을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다.
이미 논란으로 수사 중인 인사를 공천한 경우도 있다. 임종득 국민의힘 영주·봉화·영양 당선인과 신범철 국민의힘 충남 천안갑 후보는 ‘채 상병 수사 외압·은폐 의혹’ 논란과 관련해 이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된 상태다.
총선 전후로 민주당이 ‘채 상병 특검법’을 강조하면서 이들의 법적 논란이 더욱 크게 번질 것으로 보인다. 채 상병 사건 발생 당시 신 후보는 국방부 차관, 임 당선인은 국가안보실 2차장으로 근무했다. 이들은 ‘호주 대사 임명’으로 논란이 된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과 함께 출국 금지 조치를 당한 바 있다.
여야의 후보자 ‘부실 검증’에 따른 후폭풍이 계속되고 있지만, 여야는 별도의 후속 조치는 아직 내놓고 있지 않다. 시일을 두고 조치에 나설 수 있지만, 이미 총선이 끝났기 때문에 유야무야 넘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총선에서 총 175석을 차지한 민주당은 스스로 ‘혁신 공천’이라고 자평했다. 민주당의 공천을 총괄한 임혁백 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 10일 총선 당시 민주당 압승 출구 조사 결과를 두고 “혁신 공천을 통해 새로운 인물을 공천하지 않았냐. 무려 45%를 갈았다”며 “혁신공천이 큰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참패의 책임을 지겠다며 지도부 줄사퇴가 이어졌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1일 사퇴 의사를 밝히며 “민심은 언제나 옳다. 국민의 선택을 받기에 부족했던 우리 당을 대표해서 국민께 사과드린다”면서도 별다른 공천 언급은 없었다. 오는 15일 4선 이상 중진 간담회가 예정되어 있지만, 이날은 차기 지도부 구성 등 당 수습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총선 후보자들의 각종 논란에 대해 각 정당의 책임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부실 검증에 대한 사후 대처가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박창환 정치평론가는 “총선 후보자들의 연이은 논란은 각 당의 인사 검증 실패의 결과”라며 “다만 자기 신고 항목 등에 대해서는 당이 검증할 수 있는 한계가 분명히 존재한다. 이때 당은 어쩔 수 없이 이목을 최대한 끌지 않도록 로우키 전략을 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상일 정치평론가는 “중요한 것은 공천의 빈틈을 인정하는 당의 태도”라며 “문제는 검증이 완벽하지 않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태도다. 완벽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순간 적절한 대응과 조치를 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각종 논란에 대한 당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김 평론가는 “리스크는 시간이 갈수록 쌓이는 경향이 있다”며 “각종 논란이 지금은 그냥 넘어가는 것처럼 보여도 언제 역풍을 맞을지 모르는 게 정치다. 논란 인사를 제명하는 등 적극적으로 책임감 있는 조처를 취해 리스크를 줄여놓을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권혜진 기자 hj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