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부모 가정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지자체)가 분양·임대하는 국민주택을 일정 비율 우선 분양받을 수 있다. 그러나 장기간 입주대기 중 경제적으로 어려워 자녀와 떨어지면 우선 입주 자격이 박탈돼 현행법에 허점이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여성가족부가 작년 9월 발표한 ‘2023 통계로 보는 남녀의 삶’ 자료를 살펴보면 한부모 가구는 지난 2022년 기준 149만4000가구로 전체의 6.9%에 해당한다. 또 ‘2021년 한부모가족 실태조사’ 통계를 살펴보면 한부모 가정의 월평균 소득은 245여만원으로 전체 가구 소득 416여만원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경제적 문제로 장기간 입주대기를 견디지 못하고 자녀의 양육을 아동복지시설이나 다른 가정에 위탁하면 국민주택 우선 입주자격에서 제외된다. 주민등록등본 상 함께 거주하지 않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장기간 입주대기 동안 보육원에 맡기거나 다른 가정에 위탁해 부모와 떨어져 있는 경우 아동의 정서발달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발생한다. 현행법의 허점이 현장을 반영하지 못하는 셈이다.
강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부모가족지원법 일부개정안’을 발의했다. 이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면 한부모와 자녀가 떨어져 있어도 입주자격을 유지할 수 있다. 특히 국민주택 입주 전 ‘임시주택’에 자녀와 함께 일시적으로 거주할 수 있게 된다.
법안의 세부내용을 살펴보면 제18조 1항에 ‘한부모가정’은 경제적 사정과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가 있으면 한부모와 자녀가 같은 세대를 구성하지 않아도 분양받을 수 있다는 단서조항을 포함했다.
18조 2항에는 국가나 지자체가 한부모 가정이 국민주택 입주 전 거주할 수 있는 임시주택이나 임시거주시설을 설치하고 운영하는 항목을 신설했다. 3항과 4항에서는 임시주택이나 임시거주시설의 입주자격을 여성가족부가 정하도록 하고 해당 업무를 대통령령으로 공공기관이나 비영리 법인에 위탁할 수 있게 했다.
강 의원은 21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현행법은 함께 살 집이 없거나 생계활동을 이유로 아이를 양육시설에 위탁한 한부모를 임대주택 특별공급 대상에서 제외한다”며 “안정적인 주거 마련이 절실한 한부모 가정이 오히려 지원대상에서 빠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경제적 어려움으로 따로 사는 한부모 가정이 있다면 국가는 이들이 함께 살 수 있도록 안정적인 주거를 지원해야 한다”며 “이번 개정을 통해 사각지대에 놓인 위탁양육 한부모 가정에 대한 주거지원이 강화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