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강남과 비(非)강남 지역의 아파트 가격 격차가 커지고 있다. 강남 3구 아파트 1채 가격으로 그 외 지역 아파트 2채를 구입할 수 있는 수준이다. 건설 원자잿값 급등으로 인해 공사비도 치솟으며 강남권 진입장벽이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24일 우리은행 자산관리컨설팅센터에 따르면 3.3㎡당 강남 3구와 그 외 서울지역 아파트의 매매가격 간극이 지난 3월 3372만원으로 조사됐다. 강남3구는 3.3㎡당 매매가격이 6609만원, 나머지 22개 자치구는 3.3㎡당 3237만원이었다. 강남 3구와 그 외 지역 격차는 증가하고 있다. △2020년 2830만원 △2021년 3255만원 △2022년 3178만원 △2023년 3309만원으로 2022년 격차는 전년 대비 축소됐다가 다시 커지는 셈이다.
강남과 비(非)강남 격차는 강남 아파트 1채면 비(非)강남 2채를 살 수 있는 수준으로 벌어졌다. 3.3㎡당 강남 3구 아파트값으로 서울 그 외 지역 아파트값을 나눈 배율을 살펴보면 △2020년 1.9배 △2021년 1.9배 △2022년 1.9배 △2023년 2배 △2024년 3월 2배로 증가세다. 집값 호황기인 2020~2022년 1.9배로 배율이 감소했지만 하향세를 탄 지난해부터 2배로 증가한 셈이다.
강남 3구 내에선 신고가 경신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7일 서울 재건축 최대어로 꼽히는 강남구 압구정동 구현대 7차 전용면적 245㎡는 115억원에 거래됐다. 직전 거래였던 2021년 4월 80억원보다 35억원 높은 가격에 거래된 것이다.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 전용 175㎡는 지난 1월 90억원에 계약됐다. 같은 면적 아파트가 지난해 7월 62억원에 팔렸으나 반년 만에 28억원 오른 셈이다.
특히 재건축 단지가 몰린 강남 3구는 건설 원자잿값 급등으로 인해 분양가 상승도 예고됐다. 2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신반포22차 재건축 조합은 시공사 현대엔지니어링과 공사비를 3.3㎡당 1300만원으로 올리는 계약을 지난 16일 체결했다. 공사비 역대 최고가인 서초구 방배삼호 12·13동 가로주택정비사업(3.3㎡당 1153만원)을 웃돌았다. 조합은 2017년 시공사 선정 당시 현대엔지니어링과 3.3㎡당 569만원에 계약을 맺었으나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급등에 따라 7년 만에 두 배를 훌쩍 넘는 수준으로 공사비를 증액했다.
강남 3구 위주의 집값 상승으로 인해 수도권 거주 가구는 주거 불평등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인식했다. 지난 2월29일 LH토지주택연구원이 수도권 거주자 1000가구를 대상으로 한 ‘주거 불평등에 대한 국민 인식 수준 조사’ 결과, 응답자 87.2%는 현재 주거 불평등 수준을 ‘심각한 수준’이라고 답했다.
주거 불평등 심화 원인으로는 ‘집값 상승으로 돈 많은 사람들만 주택구매가 가능해서’가 30.3%로 가장 높았다. 이어 ‘주택소유자만 자산이 증가해서’가 20.8%, ‘강남 3구 등 특정 지역의 주택가격 상승이 다른 지역보다 높아서’는 19.3%를 기록했다.
전문가는 강남 주택 가격이 가파르게 올라 진입장벽이 어려워진 것은 사실이라고 진단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최근 공사비도 오르고 물량도 적어 강남에 진입하기 어려워진 것은 사실이다. 접근하기가 굉장히 어려워진 환경”이라고 밝혔다. 지역간 균형을 위해서 그는 “강남과 이외 지역의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제도를 마련하는 것보다 다른 지역을 개발해 성장시키는 게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조유정 기자 youju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