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첼시가 이렇게 됐을까. 강한 수비로 명성을 떨치던 첼시는 이제 실점을 손쉽게 내주는 팀이 됐다.
첼시는 24일 오전 4시(한국시간) 영국 런던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 프리미어리그(EPL) 34라운드’ 아스날과 런던 더비에서 0-5로 대패했다. 첼시는 승점 47점(13승8무11패)로 9위에 머물렀다.
이날 첼시는 전반 초반부터 무너졌다. 전반 4분 레안드로 트로사르에게 선제골을 허용했다. 데클란 라이스가 페널티 박스 왼쪽으로 쇄도해 들어오는 트로사르에게 패스를 건넸다. 트로사르는 공을 받아 왼발로 강한 슈팅을 때려 첼시 골망을 흔들었다. 첼시 수비진이 라이스에게 아무런 견제를 하지 않은 점이 실점으로 이어졌다
전반을 0-1로 뒤진 첼시는 후반에만 4실점을 허용하며 무릎을 꿇었다.
후반 7분 문전 앞 혼전 상황에서 벤 화이트가 강력한 왼발 슛으로 골을 기록했다. 첼시 선수들은 수비 위치를 제대로 잡지 못하면서 실점을 내줬다. 이어 후반 12분 역습 상황에서 마르틴 외데고르는 카이 하베르츠에게 환상적인 침투 패스를 찔렀다. 1대1 상황을 맞이한 하베르츠는 가벼운 왼발 슛으로 골문을 열었다.
첼시는 속절없이 무너졌다. 후반 15분 니콜라 잭슨이 문전 바로 앞에서 1대1 기회를 잡았지만, 공이 발에 빗맞으면서 허공에 찬스를 날렸다. 아스날은 후반 20분 하베르츠의 골, 25분 화이트의 골로 5-0까지 달아났다. 경기가 그대로 끝나면서 첼시는 굴욕적인 0-5 패배를 당했다.
첼시는 EPL 내에서 짠물 수비로 명성을 떨쳤었다. EPL 단일 시즌 최소 실점 기록도 첼시의 몫이었다. 영광의 시대였던 지난 2004~2005시즌 첼시는 주제 무리뉴 감독 지휘하에 38경기 15실점이라는 놀라운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클린시트도 무려 25경기나 됐다. 아직도 이 기록은 깨지지 않았다.
하지만 현재 첼시는 다르다. 올 시즌 첼시는 허술한 수비 조직력을 보이며 리그에서 고전하고 있다. 리그 57실점으로 해당 부분 전체 8위, ‘탑 10’ 내에선 2위라는 굴욕을 맛봤다. 이는 EPL 출범 후 첼시 구단 역사상 최다 실점이기도 하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첼시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경기 시작이 좋지 않았다. 실점을 허용한 후 회복이 어려웠다”면서 “후반 초반, 소극적인 에너지를 보였다. 우리가 싸워야 하는 방식으로 싸우지 못했다. 아스널에 경기 운영을 너무 쉽게 내줬다”고 돌아봤다.
런던 더비 0-5 대패는 분명 위기가 찾아왔다는 신호다. 첼시의 반등을 위해서는 부족한 수비력 보완이 필요할 전망이다.
김영건 기자 dudrjs@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