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②옛 대한방직 전주공장 부지 개발 ‘빚잔치 우려’

[칼럼]②옛 대한방직 전주공장 부지 개발 ‘빚잔치 우려’

(주)자광, 부동산PF 빚으로 짓는 초고층 타워 모래성 청사진 제시

기사승인 2024-04-29 12:11:28
옛 대한방직 전주공장 부지

전국적으로 불어닥친 부동산PF(Project Financing) 부실 파문으로 건설경기 침체에 금융권 신규 대출도 어려운 상황에서 옛 대한방직 전주공장 부지 개발 시행사 (주)자광이 과도한 부채를 떠안고 사업을 제대로 시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 커지고 있다. 옛 대한방직 전주공장 부지 개발 사업의 문제점과 해법을 5부에 걸친 연속 칼럼으로 집중적으로 들여다본다.  


전북 전주시 옛 대한방직부지에 ‘관광타워복합개발사업’을 하겠다는 ㈜자광이 대표적으로 내세우고 있는 건축물은 높이 470m, 153층 타워다. 2018년 처음 발표했던 높이 450m, 143층 타워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지 규모를 더 키우겠단다.

이러한 계획과 유사한 사업이 인천광역시 청라국제도시에서 ‘청라시티타워’사업이란 이름으로 추진되고 있다. 2000년대 초 청라국제도시 개발사업이 진행되면서 개발구역 내 아파트 등을 분양받은 시민들의 분양가에 타워 건축비용 약 3천억원을 분담시켜 LH공사가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높이 448m 건축연면적 9만 7,250㎡로 계획된 청라시티타워는 지난 20여년 동안 터파기만 진행된 채 표류하다, 최근 LH공사가 총공사비 8천억원으로 2025년 1월 시공사 입찰을 진행하고 2030년 준공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높이 470m 건축연면적 10만 3,925㎡으로 발표한 ㈜자광의 153타워는 청라시티타워와 비교하면 규모가 더 크다.

㈜자광과 그 특수 관계사들의 2023년 감사보고서가‘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에 의해 공개됐다. 예견되었던 일이지만, 그 내용은 현재 진행형인 우리나라 부동산PF 위기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개된 2023년말 기준 ㈜자광의 자산은 3013억원이며 부채는 3748억원으로 순자산이 –735억원이다. ㈜자광과 지분투자, 대출, 보증 등으로 얽혀있는 스페이스자광, 자광홀딩스, 제이엘유나이티드 등 특수관계사 6곳의 총 자산은 1조 3079억원이며, 부채는 1조 3362억원으로 순자산이 –283억원이다.

㈜자광과 그 특수관계사들은 모든 회사의 자본금 다 합쳐 59억원이고, 지난해 총매출액 490억원, 총손실금 683억원으로 금융회사에서 빌린 부채 총합이 1조 3300억원인 회사 집단이다. 

자기 자본 없이 돈을 빌려 땅을 사고, 돈을 빌려 건물을 짓고, 돈을 빌려 이자를 갚고, 돈을 빌려 관계사를 늘렸다. 빌리고, 빌리고, 끊임없이 돈을 빌려 빚으로 이루어진 모래성이다. 기업의 건전성을 평가하는 자기자본비율, 부채비율, 유동성비율 등이 무의미한 부실 회사집단이다.

우리가 겪었던 1997년 IMF외환사태, 2011년 저축은행 부실 부동산PF 사태 때도 기업의 사업과 재정상황이 이러지 않았다. 코로나 펜데믹 시절부터 사회문제 된 ‘영끌족’, 딱 그것의 기업버전이다.

청라시티타워는 건축비용 8천억원, 공사기간은 6년을 예상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보다 큰 타워를 짓겠다는 ㈜자광이라는 회사는 153타워의 건축비용을 마련할 수 있을까?  

㈜자광은 부동산PF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겠다고 한다. 이미 모든 국민이 알겠지만, 부동산PF는 이런 황당한 사업에 자금을 빌려주지 않는다. 

153타워가 수익을 낼 수 있는지에 대한 사업성평가는 기본이고, 타워 준공 후 매각이나 분양을 전제로 자금을 빌려주는 금융방식이기 때문에 원천적으로 부동산PF를 통해 타워건축비용 8천억원을 빌릴 수 없다.

자기 자본도 없고, 빌릴 수도 없는데 ㈜자광 전은수 대표는 전주시가 마련한 공개된 주민설명회 자리에서 반드시 짓겠다고 한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린다.

㈜자광과 그 뒤에서 땅 살 돈의 보증을 선 시공사 롯데건설(주)이 노림수는 불 보듯 뻔하다. 일반공업지역이기 때문에 개발이 불가능한 6만 5천평 규모의 대한방직 전주공장 부지를 싸게 매입하고, 초고층 153타워를 내세워 지역 사회를 현혹시킨 후, 상업지역으로 용도변경을 도모하여 천문학적 땅값 시세 차익을 거두려는 목적이다.

시대가 바뀌었다.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하면 자본주의 시장에서 퇴출된다는 ESG 경영이 대세이다. 굳이 ESG경영을 내세우지 않더라도 부동산PF 위기의 시대에 ㈜자광의 대한방직부지 브릿지론은 퇴출 1순위다.

롯데건설(주)은 부도덕한 사업계획에서 하루라도 빨리 손을 떼는 게 순리이다. 

                                                                                                              글. 전주시민회 이문옥 사무국장



김영재 기자
jump022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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