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이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MASH) 국산 치료제 타이틀을 확보하기 위해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
한미약품은 8일 독립적 데이터 모니터링 위원회(IDMC)로부터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MASH) 치료제 후보물질인 ‘에포시페그트루타이드’의 임상 2상을 계획 변경없이 지속 진행하도록 권고 받았다고 밝혔다.
IDMC는 진행 단계 임상에서 환자의 안전과 약물 효능 등을 독립적으로 모니터링하는 전문가 그룹이다. 최근 IDMC는 한국과 미국에서 진행 중인 에포시페그트루타이드의 글로벌 2상 임상시험의 중간 데이터를 토대로 논의를 진행했다. 글로벌 2상 임상에선 144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약물 투약에 따른 안전성을 확인했다.
앞서 한미약품은 지난해 5월 에포시페그트루타이드의 3개 용량(2, 4, 6mg/week) 중 유효성 측면에서 효과가 없다고 판단될 수 있는 용량군을 제외할 목적으로 IDMC와 함께 중간 분석을 가졌다. 그 결과, 무용성 기준에 들어가는 용량군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 특정 용량군 제외없이 임상을 끝까지 진행하라는 권고를 받아 개발을 추진했다.
MASH는 알코올을 섭취하지 않아도 간에서 염증이나 섬유화 등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심한 경우 간암을 일으킨다. 현재 전 세계 MASH 환자 수는 4억4000만명 이상으로 추산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사용할 수 있는 마땅한 치료제가 없는 상황이다. MASH 치료제 시장 규모는 오는 2026년 253억달러(한화 약 33조7375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국내에서는 MASH 치료제 개발에 나선 제약사 중 한미약품이 가장 빠른 속도로 임상을 전개하고 있다. 동아에스티의 자회사인 뉴로보 파마슈티컬스는 임상 2상 시작 단계이며, 일동제약은 임상 1상 시험 계획을 승인 받은 상태다. 유한양행은 글로벌 제약사 베링거인겔하임과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8일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MASH 치료제 임상 2상은 내년 하반기 종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미충족 수요가 높은 MASH 환자들을 위해 약물 개발을 완수할 수 있도록 연구에 매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미약품은 올해 말 미국에서 열릴 예정인 미국 간학회 국제학술대회에 임상 2상 내용을 담은 초록을 제출할 계획이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