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퍼’ 권영재 젠지e스포츠(젠지) 코치가 좋은 연습 결과를 거두고 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함정에 빠지지 않겠다고 말하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젠지는 11일(한국시간) 오후 4시 중국 청두 파이낸셜 시티 공연 예술 센터에서 열린 ‘2024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브래킷 스테이지’ 승자조 2라운드 LPL 2시드 탑e스포츠(TES)와 경기에서 풀세트 접전 끝, 세트스코어 3-2로 이겼다.
젠지는 1~2세트 승리 뒤 3~4세트를 내리 내주며 위기에 몰렸으나 5세트에 소중한 승리를 따내며 승자조 3라운드에 진출했다. 젠지는 결승 직행 티켓을 두고 오는 16일 T1-비리비리 게이밍(BLG)전 승자와 일전을 벌인다. ‘국제전 악몽’을 씻을 절호의 기회를 잡은 셈이다.
경기 후 쿠키뉴스와 1대1 인터뷰에 응한 권영재 코치는 “예상한 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우리가 생각한 경기력보다 덜 나왔다. 흐름이 좋았지만 한 번씩 꺾인 부분을 바로 잡지 못해서 시간이 끌렸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TES는 팀적으로 설계를 워낙 잘한다. 바텀이 엄청나게 강하다. (그래서) 밴픽적으로 바텀에 신경썼다”면서 “상대가 예상보다 더 밸류 위주의 밴픽을 구사했다. 거기에 빠르게 대처하지 못해 ‘5꽉’까지 갔다”고 덧붙였다.
이날 젠지는 다양한 전술과 밴픽을 선보였다. 특히 1세트 라인 스왑 과정에서 탑을 오히려 미드로 파견해 상대 라이너를 압박한 점이 돋보였다. 이 스왑으로 탑 라이너 간 차이가 크게 벌어졌다. 성장이 말린 크산테는 탱커 역할을 하기 힘들었다. 반면 잘 성장한 베인은 빠르게 아이템을 뽑으면서 제 역할을 해냈다.
권 코치는 “라인 스왑 메타가 활발한 상태다. TES라서 이런 라인 스왑 작전을 구사했다기 보다, 매판마다 유연하게 대응한 결과”라면서 “젠지만의 전술이 대회에 어떤 식으로 나오는지 재밌게 봐달라”고 설명했다.
3~4세트를 내주며 벼랑 끝에 몰린 젠지는 5세트 블루 진영에서 ‘정글 니달리’를 꺼내 들었다. ‘조커픽’ 니달리는 협곡을 종횡무진 누비며 승리 주역이 됐다. 이에 권 코치는 “니달리는 (김)건부의 시그니처 픽이다. 물론 그거 말고 다른 픽이 더 있었다. 하지만 건부가 자신의 의견을 강력하게 제시해서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캐니언’ 김건부를 칭찬했다.
이어 “사실 3~4세트 모두 건부가 말리고 시작했다. 되게 힘들 만한 게임이었다. 5세트에도 초반에 힘들게 시작했다. 멘탈이 나갈 만한 게임이었음에도 경기를 잘 끌어서 캐리한 건부가 진짜 대단하다”고 박수를 보냈다.
MSI 연습 과정에 대해 권 코치는 “라인 스왑을 신경 쓰고 있다. 나머지는 한국에서 했던 대로 장점 극대화하면서 연습하고 있다”면서 “스크림 성적은 언제나, 굉장히 좋다. 함정에 빠지지 않게 계속 경계하면서 스크림을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역 시절 탑 라이너 출신인 권 코치는 ‘기인’ 김기인을 전담 마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권 코치는 “(김)기인이랑은 주로 어떤 챔피언이 경기에서 좋은지, 티어 정리에 대해 많이 얘기 한다”면서 “탑에서 나오는 챔피언이 매번 바뀌는데, 어떤 챔피언 혹은 어떤 식으로 운영하는 게 좋은지에 대해 대화를 많이 나눈다”고 말했다.
승자전 상대로 비리비리 게이밍(BLG)을 원한다고 말한 권 코치는 “T1은 LCK 결승에서 이미 만났다. LPL 팀을 또 만나서 이긴다면, 나중에 길게 봤을 때 롤드컵 준비하는 데 있어서도 팀에 큰 자신감이 될 것 같다. BLG랑 맞붙고 싶다”고 했다.
끝으로 권 코치는 “MSI 일정상 선수들이 컨디션 관리나, 멘탈 관리가 쉽지 않다”면서 “실내에서 연습하면서 힘들어하는 게 보인다. 같이 힘내고 또 잘 준비해서 국제전 활약을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영건 기자 dudrjs@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