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병원들 단체인 대한종합병원협의회가 의과대학 입학 정원 등을 늘리는 방식으로 5년간 매년 3000명씩 의사를 늘리자는 의견서를 정부에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13일 의료계 등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10일 의료계가 제기한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 신청 항고심을 심리 중인 서울고등법원에 협의회가 정부에 낸 의대 증원에 대한 의견 회신 내용을 제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협의회는 10년간 매년 의대생을 1500명 증원하고, 의학전문대학원생 1000명을 5년간, 해외 의대 졸업생을 5년간 500명씩 늘리자고 제안했다. 매년 3000명씩 5년간 1만5000명 늘리고, 이후에는 5년간 의대생 1500명을 증원하자는 것이다. 이는 정부가 발표한 5년간 매년 2000명 증원 규모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협의회는 제출 자료에서 “대학병원과 의료원을 포함한 종합병원의 응급실, 수술과 등 필수의료 현장에서 근무하는 의사가 없고, 심각한 구인난과 이로 인한 의사 인건비 급등으로 종합병원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며 “전공의들에게 의존해 운영되던 병동과 응급실에 대한 의사 충원 대책 없이 전공의 근무시간을 대폭 축소하면 전공의가 제공하던 진료의 절대적 공급 부족 사태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협의회는 해외 의사 수입이 단기적인 의사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도 했다. 협의회는 “해외 의대 졸업 한국인의 경우 즉시 인턴 수련을 할 수 있다”며 “이들은 군필 또는 군 면제자들이므로 4~5년 후면 전문의까지 취득 가능하고 병동, 수술방 등 필수의료 보조를 통해 단기간에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협의회는 다만 “의대 증원 논의보다 필수의료 정책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졸업 정원제 부활 △전공의 근무시간 제한제도 폐지 △의료전달⋅수가체계 개선 △필수의료 분야 의사들에 대한 처벌특례법 마련 등을 제시했다.
협의회는 “유명무실화 된 의료전달체계로 인해 필수의료를 담당하는 많은 지역 종합병원은 상급종합병원, 의원급 의료기관과 동일 선상에서 무한 경쟁하는 구조가 됐다”면서 “적어도 6~8년이 걸리는 의대 증원보다 필수의료 분야 의사들의 진출을 회피하게 만드는 고질적인 수가체계의 개편과 의료전달체계의 확립을 위한 획기적 정책들이 매우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재판부는 정부가 제출한 자료 등을 검토해 이번주 중 의대 증원 집행정지 신청에 대한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