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먹을 거면 건강한 거 먹는 게 낫죠.”
서울 용산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이형민(32)씨는 두 달째 아침 식사 대용으로 단백질 음료을 마시고 있다. 무엇을 해먹기에는 시간이 부족하고, 그렇다고 아침을 계속 거르기에는 영양분을 보충하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A씨는 “주변에도 기능성 음료를 찾아 매달 마시는 사람들이 많다”며 “간단하게 건강을 챙기기 좋다보니 자주 애용하게 된다”고 말했다.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동향이 나타나며 당함량이 낮고 건강에 도움을 주는 음료 출시가 늘어나고 있다.
14일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국내 1인당 음료 소비량은 지난 2018년 148%에서 2022년 169.7%로 늘어났다. 지난 2022년 기준 국내 음료 수입액도 3억5029만달러로 전년 대비 3.8%가 증가했다.
이 가운데 특히 제로·기능성 음료가 각광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코카콜라 제로, 칠성사이다 제로, 나랑드사이다 제로 등이 2030세대 중심의 ‘헬시플레저’ 트렌드와 맞물리며 담 함량과 열량이 적은 음료로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 대체당을 사용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적으면서도 단맛을 내는 제로 음료는 일반 탄산음료·과당음료와 비교해 ‘같은 가격이면 더 나은 선택’이라는 인식도 확산하고 있다.
건강을 생각한 기능성 음료 출시도 늘고 있다. 유산균·단백질 음료 등이 기업의 매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칠성음료의 더하다 헛개차, 풀무원녹즙의 ‘식물성유산균 아르기닌&비타B’ 등 ‘기능성 표시 건강음료’나 hy의 ‘스트레스케어, 쉼’, 웅진식품 ‘빅토리아 밸런스핏’ 등 스트레스완화·체지방감소 기능성 음료 등이 대표적이다.
단백질음료 시장도 하나의 카테고리로 자리잡았다. 오리온 닥터유, 빙그레 더단백, 대상 마이밀 퓨로틴 등은 ‘먹는 것 까지가 운동’이라는 트렌드 확산에 따라 나타나기도 했다. 실레로 코로나19 이후 면역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필수 영양소인 단백질을 챙겨 먹으려는 소비 패턴이 단백질음료의 수요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논알콜 음료도 알코올 섭취 부담을 최소화하려는 소비자들이 찾고 있다. 오비맥주의 논알콜 맥주 ‘카스 0.0’의 지난 2022년 4분기 시장 점유율은 33.2%다. 하이트진로의 ‘하이트제로 0.00’도 지난해 1월 누적 판매량 1억1000만캔을 넘겼다. 술을 가볍게 마시려는 문화와 숙취부담을 줄이고자 하며 맥주, 샴페인, 와인 등 다양한 무알콜 음료가 출시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실제로 코로나19 이후 건강 중시 문화가 생기며 당 함량이 높은 과채주스는 수요가 줄었다”며 “국내 음료는 소비자가 취향에 맞춰 골라먹을 수 있을 만큼 카테고리가 다양해지고 세분화 돼 젊은 세대의 건강 기능성 음료 수요는 지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김건주 기자 gu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