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미식여행’ 성북구에 닻을 내렸다

‘세계 미식여행’ 성북구에 닻을 내렸다

-성북세계음식축제, ‘산해진미’ 한자리에

기사승인 2024-05-19 20:03:47
"콜롬비아 음식 좀 맛보세요"
19일 서울 성북구 성북동 왕복 도로중 한 면을 차단해 스페인, 터키, 우즈베키스탄, 오만, 네팔, 에콰도르, 페루, 브라질 등 4대륙 19개국이 참여하는 세계 음식 축제가 펼쳐졌다. 콜롬비아 부스에 방문객들이 긴 줄을 서서 이 나라 전통 음식을 구매하고 있다.
- 제16회 성북세계음식축제 누리마실 “모두가 살아가는 맛”
- 4대륙 19개국 주한대사관 직접 음식 선보여
- 전통사찰음식 부스에 외국인 방문객 뜨거운 관심
- 바가지 없이! 음식값 일괄 8천 원 책정,세계 진미 체험
- 5만여 명 다녀가, 성료

화사한 휴일 봄 날, 세계 각국의 맛들이 성북동에 모였다. 19일 성북로 일대에서 ‘제16회 성북세계음식축제 누리마실’이 열렸다. 화창한 봄날을 맞아 축제장을 찾은 약 5만 여 명의 시민들은 세계의 다양하고 가치 있는 음식과 문화를 맘껏 맛보고 즐겼다.
각국 대표 음식이 한자리에…
19일 ‘모두가 살아가는 맛’을 주제로 열린 16회 성북세계음식축제 누리마실에 참가한 외국인들이 뻥튀기를 활용한 용기에 담긴 우리 고유의 사찰 음식을 밝은 표정으로 들어보이고 있다.
이날 성북세계음식축제 누리마실에는 스페인, 터키, 우즈베키스탄, 오만, 네팔, 에콰도르, 페루, 브라질 등 4대륙 19개국이 참여했다. 방문객들은 각 나라 대사관 요리사가 선보이는 ‘세계음식요리사’ 부스를 돌며 세계 미식여행을 성북동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는 기회를 만끽했다.

특별히 올해 축제에서는 사찰음식, 로컬푸드, 비건을 주제로 한 ‘우리상생요리사’ 부스와 성북구 지역 가게·공동체의 세계음식 등으로 구성된 ‘성북으뜸요리사’ 부스도 운영됐다.
이날 축제에서 내외국인 방문객들은 우리 전통사찰음식에 큰 관심을 보였다.
전통사찰음식은 성북사암연합회를 대표해 성북구 외교관 사택단지 인근에 있는 수월암과 정릉동 국민대 건너편에 위치한 운선암이 선보였다. 수월암 주지 혜범 스님은 조계종 한국사찰음식체험관 지도법사를 역임하고 전통사찰음식의 가치를 알리고 대중화에 힘쓰는 대표적인 인물 중 하나다.

누리마실에는 오이만두, 나물전, 주먹밥, 청국장김말이, 버섯양념튀김, 가지새싹말이, 연잎밥 등을 선보였다.
또 뻥튀기를 활용해 음식을 담아 이색적인 분위기와 함께 배출되는 쓰레기를 최소한으로 줄였다. 기후위기시대 음식이 기후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한 책임감 있는 음식 선택 태도 즉, ‘기후미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이라 방문객들의 관심이 매우 높았다.
‘잡힐 듯 말 듯’
19일 성북세계음식축제 튀르키예 부스에서 한 어린이가 아이스크림 묘기에 신기해하고 있다.
미아동에서 온 양효문(40) 가족은 “모처럼 맑은 날씨 속에 가족과 함께 축제장을 찾았다”면서 “아이들이 너무 신기해해서 덩달아 즐겁다. 음식 가격도 저렴해 각 나라 음식을 골고루 먹어 볼 생각”이라며 밝은 표정을 지었다.

성북세계음식축제 누리마실은 행사장의 모든 음식 용기를 다회용기를 사용해 수만 명이 찾는 음식축제임에도 쓰레기 발생을 최소로 줄이고 환경과 기후 위기도 함께 고민하는 축제로 진행되었다. 아울러 모든 음식가격을 8천 원 이하로 책정해 방문객이 바가지요금 스트레스 없이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금강산도 식후경'
에콰아도르에서 온 알란(29·사진 좌측) 씨는 “옆에 있는 사람이 아내다. 지난 달 한국에서 결혼했다. 학생부부인데 인스타그램에서 축제 소식을 듣고 방문했다”면서 “지금 먹고 있는 음식이 우리나라에서 즐겨먹는 엠빠나도스라는 전통음식인데 음식을 먹다보니 에콰아도르에 있는 부모님 생각이 많이 난다”고 말했다.

파라과이에서 유학 온 지 이제 막 6개월 정도 지났다는 애나(23) 씨는 “친구가 살고 있는 성북구에서 세계음식 축제가 열린다고 해서 처음으로 놀러와 봤다”면서 “이렇게 날씨 좋은 날 우리나라 음식뿐만 아니라, 다양한 국가의 음식을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격이 그렇게 비싸지도 않고 음식들이 굉장히 맛있다.”면서 “오늘 처음 한국 사찰 음식을 맛봤는데, 담백하고 깔끔하면서 중독적인 맛”이라고 밝혔다.
'다양한 공연도 함께 즐겨요'
성북구가 마련한 이번 세계음식축제는 세계 각국을 대표하는 음식들과 그 나라만의 문화가 녹아있는 전통 음식들을 맛볼 수 있으며, 이국적인 문화체험과 서로를 이해하고 어울릴 수 있는 퍼레이드와 모두가 함께 즐기는 있도록 다양한 공연도 진행되었다.
주민 참여형 퍼레이드와 마술·퓨전국악·클래식 등 공연에는 많은 관중이 모여 환호하며 즐거워했다. 문화 다양성, 제로웨이스트, 공정무역 등과 관련한 다양한 물품을 파는 마켓과 세계 전통놀이를 소개하는 체험존도 가족단위 방문객에게 인기가 매우 높았다.
이승로 성북구청장은 인사말을 통해 "19개국을 방문하기 위해서는 수천만 원의 여행경비가 필요하지만 성북구에서는 교통카드 한 장으로 세계 음식과 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승로 성북구청장은 “세계 음식과 문화를 한 자리에서 체험할 수 있는 성북세계음식축제 누리마실을 위해 힘써 주신 각국 대사관, 성북사암연합회, 지역상인 등 모두에게 감사의 마음을 드린다” 면서 “음식을 통해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세계가 밥상공동체라는 가치를 담고 있는 성북세계음식축제 누리마실을 더욱 많은 이와 함께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축제에 사용한 모든 음식 용기는 다회용기를 사용해 환경과 기후위기를 함께 고민하는 축제로 진행되었다. 음식 가격은 8000원 이하로 책정해 ‘바가지 요금’에 대한 걱정 없이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한편, 성북구는 세계 40여 개국 대사관저가 밀집하고, 지역 소재 8개 대학의 유학생, 결혼 이민자 등 다양한 문화가 어우러진 독특한 도시다. 누리마실은 이런 지역적 특색을 활용 ‘음식’을 통해 인종․문화․국가․세대 간 다양성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문화축제로 시작했다. 대사관이 직접 참여해 자국의 대표 음식을 선보이고, 즐거운 체험, 문화공연, 마켓, 이벤트 등 풍성한 즐길거리로 그 우수성을 인정받아 2023년에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한 지역문화매력 100선 ‘로컬100’에도 선정된 바 있다.
방글라데시 여성들이 자신들 나라 음식인 치킨볼과 베지터블볼을 밝은 표정으로 들어보이고 있다. 성북구 행사 담당 관계자는 “한성대입구역에서 내려 조금만 걸어서 올라오시면 세계 음식과 문화를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면서 “가족과 연인과 친구와 함께 방문해 행복한 시간을 보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볼거리, 먹거리 가득'
19일 서울 성북구 성북로 일대에서 열린 제16회 성북세계음식축제 누리마실에서 퍼레이드가 펼쳐지고 있다. 제16회를 맞는 성북세계음식축제 누리마실에서는 세계 각국의 다양한 음식과 문화를 즐길 수 있다.

우즈베키스탄 요리사가 19일 성북구 성북동에서 제 16회 성북세계음식축제 누리마실에서 우즈베키스탄 전통음식인 양고기볶음밥을 선보이고 있다.

‘성북세계음식축제 누리마실 - 모두가 살아가는 맛’은 세계음식을 통해 각국 문화를 경험하며 서로에 대한 인정과 이해를 바탕으로 공존과 상생을 이야기하는 축제이다.

바나바,수박,파파야 등 열대과일을 얼음물에 섞어 만든 콜롬비아의 대표적 길거리 음료인 살피콘(Salpicon)

파키스탄 전통공예품 부스

페루 부스에서 한 참여객이 음식을 구입하고 있다.

19일 서울 성북구 성북로 일대에서 열린 제16회 성북세계음식축제 누리마실이 세계 음식을 찾은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제16회를 맞는 성북세계음식축제 누리마실에서는 세계 각국의 다양한 음식과 문화를 즐길 수 있다.

'솔리스트콘텐티' 클래식 앙상블 공연
축제는 19일 저녁까지 이어졌다. 성북구에 따르면 이날 축제는 5만여 명이 참여해 성황리에 행사를 마쳤다.

글·사진=곽경근 대기자 kkkwak7@kukinews.com
곽경근 기자
kkkwak7@kukinews.com
곽경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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