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21일 국무회의에서 ‘채상병 특검법’에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할 것으로 높게 점쳐지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7당은 용산 대통령실 앞에 총집결해 ‘채상병 특검법’ 수용을 압박했다.
범야권 7개 정당(민주당·조국혁신당·개혁신당·진보당·새로운미래·기본소득당·정의당)은 20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채상병 특검법’을 수용하고 즉각 공포하라고 밝혔다. 회견에는 각 당 지도부가 참여했다.
이들은 공동 회견문을 통해 “나라를 지키기 위해 입대했던 한 해병대원이 순직한지 오늘로 307일째”라며 “벌써 1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지만 누가, 왜 젊은 해병들을 안전장치도 없이 급류 속으로 몰아넣었는지, 그날의 진실이 무엇인지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까지 드러난 증거와 정황을 살펴보면, 해병대원 사망사건의 진실을 왜곡하고 은폐하려는 부당한 움직임이 있었다는 의혹이 짙어지고 있다”며 “정황 증거가 차고 넘치는데 대통령이 정당한 명분도 없이 해병대원 특검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겠다니, 어느 국민이 납득할 수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책무가 있다”며 “만약 대통령이 10번째 거부권 행사에 나선다면, 이는 총선 민심 정면 거부 선언이자, 국민안전 포기 선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대통령이 지난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경찰 수사 이후 판단’이라는 방침을 내세운 것에 대해서는 “진실 은폐”라고 꼬집었다. 이들은 “수사 중이었던 사안에 특검을 도입한 사례도 지금까지 6건이나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할 최고책임자이자,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이 사건의 진상을 은폐하려 해선 안 된다”며 “대통령은 조건없이 해병대원 특검법을 즉각 수용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에게 스스로의 잘못을 바로잡을 마지막 기회를 드린다”며 “만약 이번에도 기어이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국민이 나서서 대통령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다. 부디 어리석은 선택을 하지 말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채상병특검법은 오는 28일 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재의결될 예정이다. 범야권은 본회의 직전 주말인 25일 시민단체와 함께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장외 집회를 개최할 방침이다.
권혜진 기자 hj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