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 소송에 몸살 앓는 게임사들

저작권 소송에 몸살 앓는 게임사들

넥슨-아이언메이스 ‘다크앤다커’ 소송전
엔씨도 웹젠, 카카오게임즈와 법리 다툼

기사승인 2024-09-20 06:00:06
픽사베이

게임업계가 저작권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저작물에 대한 인식이 높아진 이유도 있지만, 게임시장 자체가 포화된 것도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게임사 모두 저작권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넥슨은 저작권 침해와 영업비밀 도용을 주장하며 아이언메이스 ‘다크앤다커’를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한 상황이다. 지난 10일 최종변론을 진행했으며, 1심 판결일은 다음달 24일이다.

엔씨소프트(엔씨) 역시 여러 저작권 소송을 진행 중이다. 현재 웹젠 ‘R2M’과 카카오게임즈 ‘롬(ROM): 리멤버 오브 마제스티’를 대상으로 서비스 중단과 손해배상 소송이 이뤄지고 있다. 각각 ‘리니지M’과 ‘리니지W’의 게임 요소 선택과 배열, 조합 등을 따라했다는 이유에서다. 엔씨는 지난해에도 카카오게임즈 ‘아키에이지 워’가 ‘리니지2M’ 콘텐츠와 시스템을 모방했다며 소송을 제기했었다. 

국내 사례는 아니지만 유사성 논란이 꾸준히 제기되던 포켓 페어 ‘팰월드’를 대상으로도 특허권 침해 소송이 제기되며 관심이 쏠렸다. 닌텐도는 지난 18일 도쿄지방재판소(지방법원)에 “팰월드가 복수의 특허권을 침해하고 있어 침해행위 금지 및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고 19일 밝혔다. 아울러 닌텐도는 “당사 브랜드를 포함한 지식재산 침해 행위에 대해 지속적으로 필요한 조치를 강구해 나가겠다”고도 알렸다.

엔씨소프트 판교 사옥 모습. 엔씨소프트

게임 저작권 분쟁이 활발해진 이유는 게임이 ‘저작물’이라는 인식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지난 2019년 대법원이 “특유의 창의성이 인정된다”며 게임 규칙과 방식을 저작권으로 인정한 판결을 내렸다. 당시 게임사 킹닷컴이 아보카도엔터테인먼트 모바일 게임 ‘포레스트 매니아’가 자사 게임 ‘팜히어로사가’를 모방했다며 제기한 소송이다. 당시 대법원은 “유기적 조합에 따른 창작적인 표현 방식을 그대로 포함하고 있는 만큼 저작권 침해에 해당한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게임시장이 포화된 것도 이유 중 하나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2023 대한민국 게임백서’에서 지난해 국내 게임시장 규모를 2022년 19조7900억원으로 예상했다. 2022년에는 역대 최고치인 22조2149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염동현 청강문화산업대 게임콘텐츠스쿨 교수는 “산업이 커지며 생겨나는 현상”이라며 “콘텐츠 산업 특성상 모방하려는 의도가 없더라도 만든 후 살펴보니 이미 나온 것과 비슷한 경우도 종종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근래 게임업계 소송 사례가 빈번한 이유가 “저작권 침해 사례를 반복해서 만들지 않겠다는 의지가 드러난 것”이라고 봤다. 그는 “아이디어 보호 차원도 있지만, 비슷한 게임이 반복해 생기다보면 이미지 소모가 크다. 타사 게임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기존 IP에도 같이 적용될 수 있다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국내 게임산업이 발전적 방향으로 나가지 못한다는 점은 아쉽다”고 털어놓으며 “근래 저작권 소송들로 경각심이 좀 생겼다고 본다. 기획 단계부터 저작권에 보다 유의하며 만들기에 침해 사례가 앞으로는 좀 줄어들지 않을까 싶다”고 내다봤다.
유채리 기자
cyu@kukinews.com
유채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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