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특검 법안에 반대하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연금개혁 영수회담 제안에 대해선 합의가 되지 않은 야당 안을 정부안으로 둔갑시키는 등 진정성이 의심된다고 날을 세웠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24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고위공직자수사처(공수처)에서 VIP(대통령) 격노 관련 녹취 파일을 청취한 걸로 안다’며 특검 법안에 미칠 영향을 묻는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의) 격노 여부와 관계없이 법리적으로 직권남용이나 다른 법률적 문제가 될 것 없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혔다”이라며 “공백이었던 공수처장을 임명한 만큼 공수처 수사를 지켜보자는 입장”이라며 밝혔다.

장 원내대변인은 “공수처 어떤 결과 내놓고 있든 미리 입장을 내거나, 반박하는 등 특검과 연계시키는 것은 맞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공수처에서 말한 수사 결과가 야당이 주장한 것과 비슷하면 특검할 이유 없다는 거 방증”이라며 “공수처에서 지금 (기자의) 질문 취지를 보면 여당 일각에서 주장하는 것과 오히려 배치되는 결과가 나오고 있지 않느냐. 그럼에도 특검을 부결하려는 것이냐라는 취지라면 오히려 특검이 필요 없다. 공수처가 수사를 잘하고 있어 특검 지켜보자는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전날 국민연금 개혁안 논의를 위한 원포인트 영수회담을 제안한 것에 대해선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며 부정적 입장을 표했다.

그는 “21대 국회가 며칠 남지 않았다”며 “영수회담을 조율해 만나고, 그 다음에 국회에서 최종 합의하고, 연금개혁특별위원회를 열고, 본회의를 열고 (이런 과정이)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이 대표의 제안에 정치적 계산이 깔렸다는 주장도 내놨다. 장 원내대변인은 “여러 사정을 보면 영수회담을 거절하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계산이라고 밖에 해석되지 않는다”며 “(이 대표가) 기본적으로 민주당 안을 놓고 말하면서 이게 ‘국민의힘이 제시한 안이니 받을 수 있지 않느냐’고 한 것 자체가 취지의 진정성을 의심하게 한다”고 했다. 

이어 “(윤 대통령이) 영수회담을 거절하면 연금개혁, 3대 개혁을 한다고 하더니 ‘국민의힘이 제시했던 안 그 정도(에 대해서도) 영수회담을 거부하냐’는 모습으로 국민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계산에서 한 말로밖에 해석이 안 되지 않겠나”라고 비판했다.

양당 원내지도부 간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에 대해서는 “미래를 생각하는 연금개혁이 하루 이틀 만에 지도부가 만나서 쉽게 협상할 수 있는 내용이었다면 21대 국회 연금특위에서 모든 게 마무리됐을 것”이라고 했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