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LCC(저비용항공사)들의 일본·동남아 지역 특가 경쟁이 오히려 수하물 요금 인상 요인이 됐다는 지적이다. 일본·동남아 노선 수요 증가로 눈부신 실적을 낸 LCC가 여름철 성수기를 앞두고 잇따라 수하물 요금 인상에 나서면서 고객들의 부담이 커졌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6일 국토교통부 항공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엔저 효과로 올해 1분기 일본 노선 여객 규모는 620만 5279명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 1분기 대비 6.0% 증가했다. 일본 노선뿐만 아니라 동남아 등 인기 여행지로의 수요는 코로나19 이전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진에어의 1분기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22.1% 증가한 4303억원, 영업이익은 16.0% 늘어난 985억원을 기록했다. 제주항공 역시 매출 5392억원, 영업이익 75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27.7%, 6.2% 상승하며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갈아 치웠다.
LCC 업계는 수하물 요금 인상에 대해 물가, 유가, 인건비 상승으로 어쩔 수 없었다는 입장이다. LCC 업계 관계자는 “지난 2015년 이후 9년 만에 수하물 요금을 처음 올린 것”이라며 “수하물 무게가 많이 나갈수록 항공유 소모량이 늘고 수하물 처리를 위한 인건비 부담이 가중돼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특가 경쟁으로 가격 경쟁이 치열해진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올해 1분기 매출이 증가한 것은 맞지만, 2분기에는 불투명하다”며 “특가 프로모션 등 악화하는 수익성을 수하물 등 부가서비스로 만회할 수밖에 없는 부분도 일정 부분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항공업계 전문가는 “피크아웃을 우려하는 것은 시기상조다. 수하물 요금 인상을 성수기를 앞두고 한다면 고객 입장에서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며 “LCC를 중심으로 장거리 노선을 확대하는 추세로 오히려 실적 흐름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초과 수하물은 기본(무료)으로 제공하는 위탁·기내 수하물의 중량을 넘어서는 것을 의미한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진에어는 오는 7월1일부터 초과 수하물 요금을 인상한다. 진에어는 현장 구매 초과 수하물에 대해 대부분 노선에서 1㎏당 1만원씩 인상한다. 사전구매 초과 수하물에 대해서는 5㎏당 국내선은 2000원, 대부분 국제선은 5000원씩 올린다.
LCC 1위 기업인 제주항공은 지난 3월부터 일찍이 수하물 요금 인상에 나섰다. 15㎏ 수하물의 온라인 사전구매 시 국내선은 5000원, 일본 노선 등은 1만원씩 올렸다.
이스타항공은 오는 8월부터 모든 항공편의 수하물 요금을 상향 조정한다. 수하물 사전구매 시 기본 15㎏을 제공하지만 추가 5㎏당 국내선은 기존 8000원에서 1만원으로, 일본 노선은 3만5000원에서 4만5000원으로 올린다. 현장 구매 추가 수하물에 대해서는 1㎏당 국내선의 경우 1000원, 동남아 노선의 경우 2000원을 인상한다.
에어서울은 지난 1일부터 초과 수하물 요금을 일부 올렸다. 일반 운임일 경우 사전구매는 5㎏당 일본 노선은 3만5000원에서 4만원으로, 동남아 노선은 5만5000원에서 6만원으로 조정됐다.
조은비 기자 silver_b@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