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 맨시티 꺾고 8년 만의 FA컵 우승

맨유, 맨시티 꺾고 8년 만의 FA컵 우승

결승서 지역 라이벌 맨시티에 2-1 승리
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UEL) 티켓 확보
‘두 번째 타이틀’ 맨유 텐하흐 감독은 ‘경질 유력’

기사승인 2024-05-26 09:21:01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8년 만에 FA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AP연합뉴스

‘맨체스터 더비’로 펼친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대회 결승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가 ‘지역 라이벌’ 맨체스터 시티(맨시티)를 격파하고 8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번쩍 들어올렸다. ‘경질설’이 돌고 있던 텐하흐 맨유 감독은 팀에 두 번째 타이틀을 선사했지만 분위기를 바꾸기는 어려울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시간으로 25일 밤 11시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시작된 맨유와 맨시티 FA컵 결승에서 맨유가 2-1로 승리했다. 8년 만에 왕좌에 오른 맨유는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티켓도 확보했다. 이번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8위에 그쳤던 맨유로선 FA컵 우승이 절실하던 터였다.

지난 대회 결승에 이은 리턴매치였다. 지난해 맨유는 맨시티에 1-2로 패배하면서 준우승에 머물렀는데 이를 같은 스코어로 딱 1년 만에 되갚았다. 아울러 이번 우승을 통해 13번째 정상에 오른 맨유는 FA컵 최다 우승 기록을 갖고 있는 아스널(14회)를 단 1회 차이로 추격했다.

맨유는 이번 시즌 정규리그에서 두 차례 만난 맨시티에 모두 패했지만, 이날 결승에선 전반에만 2골을 넣으면서 180도 달라진 모습을 선보였다. 선제골은 전반 30분에 터졌다. 맨유 왼쪽 풀백 디오고 달로트가 골문으로 쇄도하는 오른쪽 윙 알레한드로 가르나초를 향해 긴 패스를 연결했고, 이것이 기선 제압의 도화선이 됐다.

가르나초와 경합하던 맨시티 수비수 요스코 그바르디올리가 급하게 헤더로 막으려 한 것이 실책이 됐다. 이 공은 오히려 전방으로 달려 나온 골키퍼의 키를 넘겼고 끝까지 집중력을 발휘한 가르나초가 재빨리 볼을 잡아 오른발 슈팅으로 맨시티 골문을 흔들었다.

19살인 가르나초는 FA컵 결승전에서 맨유 소속으로 골을 기록한 역대 세 번째 ‘10대 선수’가 됐다. 1983년 노먼 화이트사이드(1965년생)와 2004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1985년생)가 맨유 소속으로 FA컵 결승 득점을 올린 바 있다.

맨유에 두 번째 우승 트로피를 선물한 에릭 텐하흐 감독. ‘경질설’이 돌고 있다. AP연합뉴스

맨유는 전반 39분 브코비 마이누가 추가골을 넣으면서 일찌감치 2-0으로 앞섰다. 전반을 0-2로 밀린 채 마친 맨시티는 후반 총력전을 펼쳤으나, 이렇다 할 기회를 잡지 못했다.

후반 42분 무렵 제레미 도쿠가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기습적인 오른발 슈팅으로 만회골을 넣은 맨시티는 이후 맹공을 퍼부었지만 더 이상 득점은 나오지 않았다. 맨시티의 막판 총공세를 잘 막아낸 맨유가 8년 만의 FA컵 우승과 UEL 티켓,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순간이었다.

이번 시즌 정규리그에서 8위라는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들어 ‘경질설’이 돌았던 맨유 에릭 텐하흐 감독은 지난 시즌 카라바오컵(리그컵) 우승에 이어 맨유에 두 번째 우승 트로피를 선사했다. 그럼에도 현지 여론은 텐하흐 감독이 경질될 것으로 전망하는 분위기다.

영국 가디언은 “맨유가 FA컵 결승에서 우승을 차지하더라도 텐하흐 감독을 해임할 예정”이라고 앞선 24일 보도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텐하흐 감독은 경기가 끝난 이후 인터뷰에서 “2년 동안 2개의 우승 트로피를 차지한 것은 나쁘지 않은 성적”이라고 항변하면서 “2년 동안 3차례 결승 진출도 나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맨유가 나를 원하지 않는다면 나는 또 다른 트로피를 위해 팀을 옮길 것”이라고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이영재 기자 youngja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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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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