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공사현장 발암물질 오염...환경단체 공사중단 요구

아파트 공사현장 발암물질 오염...환경단체 공사중단 요구

부산 범일동 55보급창 인근 69층아파트, 공사 현장 토양오염 논란 '증폭'
'공사중단하고 정밀조사 실시해야' vs '정밀조사는 이미 완료, 환경단체 등이 무리한 공사중단 요구'

기사승인 2024-05-29 15:56:19
TPH는 일반인들에게는 '인체에 치명적인 발암물질'로 인식되고 있다.

사전적인 의미로 TPH(Total Petroleum Hydrocarbon, 석유계총탄화수소)는 토양이 경유·벙커C유 등과 같은 '석유류에 의해 오염된 정도'를 말한다. 그런데 오염이 되면 환경에 치명적인 손상은 물론, THP에 노출될 경우 사람은 다양한 폐질환부터 사망에까지 이어질 수 있어 발암성 유독 물질로 규정되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한때 TPH가 미군기지 오염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기도 했다.

부산 동구 범일동 아파트 공사 현장.네이버 지도 화면 이미지 캡처

지역언론의 보도 등에 따르면 부산 동구 범일동에 D건설이 2022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아파트 공사현장의 일부가 TPH에 오염되었다는 토양정밀조사결과가 나와서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이곳에서는 2024년 4월에 진행한 토양 정밀조사에서 TPH가 기준치(500㎎/㎏)를 넘은 769㎎/㎏이 검출됐다. 관리감독 기관인 동구청은 현장에서 시료를 채취했고 세차례 오염정화 조치명령을 내렸다.

이 부지는 70여년 동안 사용해 온 55보급창과 맞닿아 있다. 이에따라 건설사는 55보급창부지를 오염원으로 추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2022년에 환경부가 55보급창 주변의 토양을 조사한 결과 등에 의하면 기준치의 20배에 달하는 TPH가 검출됐다. 아울러 1급 발암물질인 비소와 납, 아연 등 중금속도 기준값보다 최고 19배나 검출됐다. D건설은 55보급창부지와 아파트공사 현장부지의 경계를 따라 흙막이 공사를 진행해서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부는 2022년 4월 결과 발표에서 "오염물질이 더 이상 유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부산 동구 범일동 330-226번지 일원.네이버 지도 화면 이미지 캡처

이에따라 환경단체 등은 오염물질이 발견된 상태에서 공사를 계속하면 오염이 확산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공사를 중단하고 정밀조사를 진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사단법인 초록생활 백해주 단장은 "무엇보다 건설사측이 시민의 안전을 등한시 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동시에 "전체 부지에 대한 오염토 조사를 하지 않으면, 공사장 덤프트럭에 대한 검수 등 동원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이에대해 D건설측은 "이미 정밀조사를 실시했다"는 입장이다. "2022년도에 오염토를 확인했고 동구청에 신고하고 행정명령을 요청해서 정밀조사를 실시하고,  토양정화작업을 실시하라는 행정처분이 다시 떨어져서 저희가 토양정화작업을 실시했다. 현재 3차 오염토 반출까지 모든 정화작업이 완료된 상황이다.  55보급창에서 추가로 오염 물질이 넘어오지 않도록 마무리 공사도 완료하였다"고 밝혔다. 건설사는 "관련법에 의해 정상적으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따라서 환경단체의 일방적인 주장을 따라야할 이유는 없다"는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가장 불안해 하는 이들은 예비입주민으로 분류되는 사람들과 주민들이다. 이들은 "철저한 조사와 함께 명확한 후속조치가 필요하다" 고 강조한다.

"공사 중단과 전체 부지에 대한 정밀조사"를 촉구하는 여론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에서 "공사를 중단할 법적 근거가 없다"는 상호간의 이해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지하5층 지상 69층 높이로, 3개동 998세대 규모의 대형건물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부산=곽병익 기자 skyhero@kukinews.com
곽병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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