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22대 국회 ‘원구성’ 진통 시작…“21대 국회 데자뷔”

與⋅野, 22대 국회 ‘원구성’ 진통 시작…“21대 국회 데자뷔”

장동혁 “국회 관례 따라 2당 법사위 與 운영위 맡아야”
윤종군 “협의 불발 시 18개 상임위 다 가져갈 수 있어”
박상병 “22대 국회 원구성 지연…野 모든 상임위 가져갈 가능성 높아”

기사승인 2024-05-31 06:00:12
21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쿠키뉴스 자료사진

22대 국회가 개원 시작부터 원구성에 난항을 겪고 있다. 국민의힘은 국회 관례에 따라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와 국회운영위원회(운영위) 몫을 요구한 상황이고 더불어민주당은 주요 상임위를 내줄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22대 국회의 원구성이 21대 국회의 전철을 밟게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여야의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국회법이 규정한 시한을 지키기 어려울 전망이다. 또 민주당은 협의가 불발된다면 18개의 상임위를 모두 가져가겠다는 경고도 남겼다.

21대 국회 원구성은 역대 최악으로 평가받는다. 지난 2020년 5월 30일 시작한 21대 국회는 원구성을 둘러싼 여야의 대치로 47일 만인 7월 16일 개원식을 진행했다. 당시 민주당은 첫 원구성에서 18개 상임위원장을 독식했다.

민주당은 21대 국회 마지막 ‘채상병 특검법’이 부결되고 연금개혁 합의가 불발되자 국회 주요 상임위를 국민의힘에 넘길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다음달 7일까지 원구성 합의에 실패할 경우 원구성을 강행하겠다고 예고했다.

윤종군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18개 상임위 모두 민주당이 가져갈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28일 “다음 달 7일까지 원구성을 마무리하겠다는 게 원내 지도부의 입장”이라며 “(협상 지연 시 18개 상임위를 가져가는 것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명심’을 등에 업은 우원식 국회의장 내정진도 변수다. 우 내정자는 원구성을 두고 여야 합의에 문제가 생긴다면 국회법에 따르겠다고 예고했다. 국회법에 따라 상임위원장을 투표로 선출하면 야당의 의석수가 175석이 넘어 모든 상임위를 가져올 수 있다.

그는 지난 17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국회법 절차를 밟을 것”이라며 “국회법도 여야가 합의해서 만든 것이기 때문에 절차대로 진행하겠다. 빠른 속도로 국회를 개원해 국민을 위해 일하겠다”고 말했다.

국회가 지난 2020년 21대 국회 개원준비를 앞두고 국회 본관에 현수막을 걸었다. 쿠키뉴스 자료사진

반면 국민의힘은 관례에 맞게 법사위와 운영위 몫을 요구하고 있다. 국회는 관례적으로 의석이 가장 많은 제1당에서 국회의장을 선출하고 제2당은 법사위원장을 맡게 된다. 운영위는 여당의 원내대표가 맡는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상임위 독식 가능성을 두고 국회의 관례를 무시한 입법 독재라고 반발하고 있다. 2당이 맡는 법사위와 여당이 가져가는 운영위 원칙을 깬다면 협상 시한은 장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전날 “법사위는 제2당이 가져와야 하고 운영위도 그동안 여당에서 맡아왔다”며 “법사위와 운영위를 국민의힘이 가져오는 문제가 원칙이고 나머지는 의석수에 따라 야당과 협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회 기능은 정부를 견제하고 힘의 균형을 이루게 하는 것이다. 국회 내에서는 여야가 서로 견제하고 균형을 이루는 게 기본 원리”라며 “민주당이 그걸 깨고 법사위와 운영위를 가져가겠다는 원칙을 고수한다면 원구성 협상 시한을 말하기 어렵다”고 예고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지난 29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관례상 1당이 국회의장을 하면 법사위는 2당이 하는 것”이라며 “운영위 역시 여당이 아닌 곳에서 한 적이 한 번도 없다. 이는 가장 중요한 (여당의) 입장으로 상임위 구성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과방위도 핵심 화두로 떠올랐다. 언론의 ‘징벌적 손해배상’과 방송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 플랫폼 독과점법 등 민주당이 추진하는 정책과 법안을 다루는 상임위기 때문이다. 특히 방송 3법은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 여야가 격돌한 바 있다.

전문가는 여야의 원구성 협의로 인해 개원식이 지연될 것으로 전망했다. 협의 불발 시 민주당이 모든 상임위를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 때문에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도 많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전날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국회 원구성은 항상 논란의 중심이다. 주요 상임위와 그렇지 않은 상임위가 구분되기 때문”이라며 “민주당은 21대 국회에서 국민의힘이 법사위를 맡아 법안 통과에 차질을 겪은 경험이 있어 절대 넘겨주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민주당이 국민의힘과 협상을 하는 과정에서 22대 국회 개원식이 지연될 것”이라며 “22대 국회 최대 의석을 확보했기 때문에 야당이 책임감을 느껴 국회를 멈출 수 없다. 18개 상임위를 다 가져가면 윤 대통령의 거부권도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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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mhb9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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