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업튀’ 변우석 “끝까지 사랑받고 싶다” [쿠키인터뷰]

‘선업튀’ 변우석 “끝까지 사랑받고 싶다” [쿠키인터뷰]

기사승인 2024-05-31 09:00:02
배우 변우석. 바로엔터테인먼트

사방이 ‘선재 앓이’ 중인 요즘, 신드롬의 주인공인 배우 변우석은 하루하루가 신기하기만 하다. SNS 팔로워는 900만명에 육박하고, 들어오는 대본은 20배 가까이 늘었다. 폭발적인 인기에 어안이 벙벙하지만, 마음이 놓이진 않는다. 갑작스레 얻은 인기가 오래 이어질지 걱정이란다. “원래 고민이 많다”며 얕게 웃는 얼굴에서 수줍음이 엿보였다.

tvN ‘선재 업고 튀어’로 스타덤에 오른 배우 변우석을 지난 29일 서울 논현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 그를 둘러싼 세상은 180도 달라졌다. 이날 인터뷰를 진행한 카페 앞에 50명가량의 팬이 진을 치고 있기도 했다. 비공개로 진행되는 인터뷰 자리에 팬이 몰린 건 기자에게도 낯선 광경이었다. 기자를 따라오며 대화를 시도하는 이들도 있었다. 여러모로 전무후무한 열풍이다.

변우석은 이 모든 게 그저 “놀랍다”고 했다. “선재를 만날 수 있던 게 감사할 뿐”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촬영 기간 10개월에 방송 2개월, 약 1년 동안 선재로 산 변우석은 여전히 그가 그립다. 시청자들과 함께한 마지막 회 단관 행사에서 울음을 터뜨린 것도 그래서다. “선재를 정말 보내고 싶지 않았어요. 끝이라는 게 실감 나니까 눈물이 나더라고요.” 마지막 회에는 선재로서 4번의 삶을 산 변우석의 오롯한 진심을 담았다. “정말로 좋아하고 사랑하던 솔이를 잊었다가 기억을 되찾은 선재에 집중했다”고 말을 잇던 그는 “자연스럽게 감정이 차올랐던 순간”이라고 돌아봤다.

‘선재 업고 튀어’ 스틸컷. tvN
‘선재 업고 튀어’ 스틸컷. tvN

‘선재 업고 튀어’는 매 작품 최선을 다한 변우석에게 빛이 되어준 작품이다. 배우로 살아온 8년 동안 기대만큼 좋은 성과가 나지 않아 낙심하던 때도 있었다. 그때마다 “내 생각대로 되지 않는 업계인 만큼 결과를 담담히 받아들이자”는 생각으로 버텼다. 그 시간이 쌓인 덕에 ‘선재 업고 튀어’를 만났다. 지금 그는 어딜 가도 선재라고 불리는 상황이 기쁘기만 하다. “어릴 때 수학을 100점 맞은 적이 있어요. 그때 칭찬을 정말 많이 받아서 또 100점을 맞고 싶었거든요? 지금이 딱 그런 기분이에요. 선재만큼이나 다음 캐릭터도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에요.”

감사한 이가 많다. 선재를 자신에게 맡겨준 감독, 작가를 비롯해 임솔로서 자신과 호흡을 맞춘 동료 배우 김혜윤이 특히나 그렇다. 솔과 선재가 함께하는 장면마다 김혜윤이 진심으로 연기한 게 고마웠단다. “그런 감정을 받을 때면 오롯이 선재의 마음으로 솔을 볼 수 있었어요. 이걸 끌어낸 게 (김)혜윤이의 힘인 거죠.” 촬영이 진행 중일 때도 변우석은 작가에게 종종 전화를 걸어 감사를 표했다고 한다. “인생작이자 인생 캐릭터”를 만나게 해줘서다. 그에게 ‘선재 업고 튀어’는 꿈을 이루게 한 작품이기도 하다. 제작발표회 당시 너무 떨려 아무렇게나 내뱉었던 ‘로코(로맨틱 코미디) 천재’라는 수식어는 어느새 현실이 됐다. 그가 뿌듯하다고 꼽는 일 중 하나다.

변우석. 바로엔터테인먼트

돌이켜보면 우여곡절 많은 시간이었다. 오디션에 수없이 낙방하는 건 물론이요, 대본 리딩까지 하고 퇴짜 맞는 일도 빈번했다. 현장에서 악담을 들은 적도 여럿이다. 그럴 때마다 오기가 불쑥 고개를 들었다. “‘그래, 내가 어디 한 번 끝까지 해본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연기 원동력이기도 했어요. 악바리처럼 더 잘하고 싶었거든요.” 이런 마음은 지금도 유효하다. “선재로서 부족한 모습이 자꾸 보이더라”고 말을 잇던 변우석은 “아쉬운 걸 보완해서 더 발전하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에겐 부담도 한 단계 더 나아가게 하는 밑거름이다. 

“대본을 읽을 때 마음이 동요하면 연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요. 선재 역시 그랬고요. 앞으로도 그런 작품을 만나 연기를 잘 해내고 싶어요. 제게 보내주시는 애정은 감사하지만 마음을 놓을 순 없어요. 늘 사랑을 갈망해 왔거든요. 그러면서도 걱정이나 생각이 많은지라 지금 이 상황도 진짜인가 싶고…. 나이가 있는 편인지라 한 살이라도 어릴 때 할 수 있는 걸 최대한 많이 하려 해요. 사람 일은 모르는 거잖아요. 배우로서 제 장점이 뭔지 고민하며 꾸준히 일할 거예요. 그러니까… 팬분들이 저를 끝까지 사랑해 주시면 좋겠어요.”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
김예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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