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청년 ‘86.4년’ 저축해야 서울 아파트 매매 가능

20대 청년 ‘86.4년’ 저축해야 서울 아파트 매매 가능

기사승인 2024-06-04 10:58:43
2022년 11월25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송파구와 강남구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곽경근 대기자 

20대 청년이 저축만으로 서울지역 아파트를 구입하는데 86.4년이 필요하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3일 민주노총 부설 민주노동연구원의 이한진 연구위원은 ‘부동산 폭등기 청년가구 재정변화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가구주가 29세 이하인 20대 가구의 연 소득은 평균 4123만원으로 조사됐다. 연 소득에서 소비 지출(2136만원)과 비소비지출(598만원)을 뺀 ‘저축가능액’은 1389만원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11억9957만원으로 20대 청년가구가 저축가능액 전부를 86.4년 모아야 서울 아파트 한 채를 살 수 있는 셈이다. 이같은 기간은 2014년 39.5년에서 10년 사이 두 배 이상 대폭 늘어났다. 집값이 특히 급등했던 2021년엔 92.8년까지 치솟았다 2022년과 지난해 소폭 줄었다.

20대 가구의 소득 증가율은 타 연령대 대비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원에 따르면, 20대 가구의 소득 증가율은 2014년 이후 지난해까지 21.02%로 전체 연령대(45.17%)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저축가능액 증가율(12.65%)도 전체(64.90%)보다 한참 낮았다. 소득에서 저축가능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10년 사이 20대 가구에서만 줄었다. 이처럼 최근 주택가격 급등 속에 청년세대와 다른 세대의 격차뿐 아니라 청년세대 내 자산 불평등도 심화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청년세대의 부채는 급증하고 순자산은 소폭 증가하면서 순자산 격차가 두드러졌다. 주택가격 급등기인 2015∼2022년 20대 가구의 순자산은 40대 가구의 27.86% 수준에서 18.08%로 줄었다. 30대 가구 순자산도 40대 가구 대비 72.57%에서 63.82%로 낮아지며 격차가 커졌다. 청년세대(39세 이하) 내에서도 하위 20% 가구 대비 상위 20% 가구의 자산 5분위 배율이 2017년 31.75배에서 2021년 35.27배로 늘어났다. 

이한진 연구위원은 “주택가격 급등으로 자산 불평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청년세대 내 자산 불평등 확대엔 소득격차만으론 설명할 수 없는 부의 대물림이 근저에서 작용하고 있다”며 청년세대 기회의 평등을 향상하기 위한 무상교육 확대,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유정 기자 youju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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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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