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손녀에게 유전된 희귀병…“유일한 치료제 급여 절실”

어린 손녀에게 유전된 희귀병…“유일한 치료제 급여 절실”


기사승인 2024-06-05 11:06:19
폰히펠린다우증후군 치료제 급여를 촉구하는 내용의 국민동의청원. 국민동의청원 캡처


“평생 먹어야 하는 약이 눈 앞에 있어도 약값 때문에 감히 먹을 수 없는 현실입니다.”

지난 5월22일 폰히펠린다우증후군(VHL)을 앓고 있는 가족이 유일한 치료제의 급여 적용을 위해 청원을 올려 주목을 받고 있다. 5일 기준 해당 청원 글은 국민청원 동의 4만4423명을 기록하며 5만명 달성을 앞두고 있다.
 
폰히펠린다우증후군 진단을 받은 91년생 딸을 뒀다고 밝힌 청원인은 “뇌종양 진단을 받은 딸이 신장, 난소, 췌장, 부신 등에서 종양이 발견돼 치료 중”이라며 “이미 청력을 잃었고 신장 수술 이후에도 혈관모세포종 등 종양이 계속 올라와 다시 수술을 고려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청원인에 따르면 딸은 다발성 종양을 앓고 있다. 현재 비뇨기과, 방사선과, 내분비내과, 산부인과, 피부과, 소화기내과, 이비인후과, 안과, 신경외과, 영상의학과, 통합의학과, 혈액종양내과를 오가며 치료를 이어가고 있다.

청원인은 최근 6살, 4살 어린 손녀들에게 딸의 병이 유전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했다. 그는 “연령대별로 종양이 나타나는 부위가 달라 평생 정기적으로 치료를 받아야 한다”며 “유일한 VHL 치료제가 있는데, 고가의 약값 탓에 감히 먹을 엄두를 못 내고 있다”고 호소했다. 

폰히펠린다우증후군은 3만6000명당 1명이 발생하는 희귀병이다. 종양 억제 유전자의 변이로 인해 신장과 중추신경, 췌장 등에 완치되지 않는 다발성 종양이 발생하는 유전 질환이기도 하다. 부모 중 한 사람이 VHL 유전자가 있다면 50%는 자식에게 유전된다. 전체 환자 중 20%는 돌연변이에 의해 신체의 다양한 부위에서 종양이 발병하게 된다. 현재로선 완치 방법은 없으며 조기 진단을 통한 빠른 치료가 최선의 치료법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VHL 치료제로는 지난 2023년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승인을 받은 MSD의 ‘웰리렉’(성분명 벨주티판)이 있다. 이 약은 하루 3알씩 복용해야 하는데, 90알당(3개월) 약값이 2261만원에 이른다. MSD는 4월17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웰리렉의 보험 급여 적용을 신청한 상태로, 오는 7월 중증질환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기다리고 있다.  

청원인은 “평생 약을 복용해야 하는 VHL 환자들을 위해 유일한 치료제의 급여가 부디 이뤄질 수 있도록 해달라”라고 촉구했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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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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