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와 황사, 홍수와 가뭄, 폭염과 대형 산불로 지구촌이 신음하고 있다. 기후변화는 기후위기를 지나 기후재난으로 인류의 삶과 생태계를 위협하며 우리의 결단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교회는 기후 위기 속에서 들려오는 피조물들의 신음 소리를 듣지 못하고 있다.
(사)나무가심는내일(이사장 변재윤)는 지난 13일 오후 6시 서울 종로구 종교교회에서 ‘한국교회의 숲’ 기후포럼을 열었다.
(사)나무가심는내일은 아시아 기후재난 지역에서 한국교회와 함께 ‘한국교회의 숲’을 조성하고 나무심기·생명돌봄 국제 지원 활동을 펼치기 위해 만들어진 기독NGO다. 기후위기에 대한 실천을 ‘한국교회 선교의 과제’로 제시하고 기후재난 지역을 ‘기후환경 선교’의 현장으로 만들어 가기위해 각 교회와 협력하며 뜻을 모으고 있다.
이날 포럼을 축하하기 위해 정원오 서울시 성동구청장이 축사를 보내왔다. 정 구청장은 “우리가 맞닥뜨리고 있는 기후 재난은 전 세계가 직면한 문제다. 극심한 이상기후와 자연재해로 거주지를 떠나는 기후 난민이 매년 2000만명에 이른다. 특히 몽골은 전체 인구의 20%에 해당하는 60만 명이 기후 난민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한국교회 숲 조성에 힘을 모아주신 여러분들께 진심 어린 응원을 보낸다”면서 “성동구도 몽골에 조성한 성동 숲을 계속 바꿔나가며 몽골의 사막화를 늦추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기후포럼을 통해 기후위기 시대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사람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며 함께 공존하는 아름다운 지구촌 공동체를 다시금 꿈꿔본다”며 “한국교회가 심은 한 그루의 나무가 변화의 물결을 일으켜 우리의 환경을 변화시킬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포럼은 변재운 이사장의 인사말과, 종교교회 전창희 목사의 축사에 이어 서울시민교회(고신) 권오헌 목사의 설교와 천안남산교회(기감) 유명헌 목사의 축도로 1부 순서를 마쳤다. 이어서 ‘한국교회의 숲’조성에 참여하기로 한 32개 교회에 ‘한국교회의 숲’ 명패 전달식이 이어졌다.
변재운 이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기후위기는 더 많은 자원을 소비하고 더 많은 영향을 미친 사람들의 책임이 크지만 기후위기로 인한 피해는 저개발 국가와 지역, 가난한 사람들에게 집중되고 있는 현실”이라면서 “(사)나무가심는내일은 기후재난 피해를 가장 심각하게 겪고 있는 가난한 이웃을 돌보는 일이 그리스도인들에게 긴박한 소명임을 강조하고 한국교회와 함께 기후위기 대응 활동을 펼쳐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 교회의 숲 명패를 전달 받은 남대문교회 나규찬 장로는 “기후, 생명 회복을 위해 몽골을 비롯해 아시아 기후피해지역에서 ‘한국교회의 숲’을 조성해 기후환경 선교 현장을 만들어 나가려는 목표를 가지고 (사)나무가심는내일과 함께 할 수 있어 기쁘다”면서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이 한국교회 숲에 자신의 나무를 심고 가꾸어 기후위기를 극복하고, 창조질서를 회복하는 일에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이날 기후포럼에서는 한국감사협회와 (사)나무가심는내일의 협약식도 진행됐다. 한국감사협회는 300여개 업체의 공기업과 사기업, 금융기관의 감사, 감사위원, 감사담당임원, 감사부(실)장 등으로 구성된 감사연구단체이다.
이욱희 한국감사협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오늘 업무협약을 통해 협회 회원기업이 기후위기에 적극 대응하고 ESG경영을 실천하는 토대를 만 들 수 있을 것”이라며 “협약을 계기로 감사협회 회원들과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생태계 복원과 탄소중립 실천에 관심 갖도록 적극 알리고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사명을 공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2부 한국교회의 선교방향 모색 토론회에서는 주안대학원대학교 조해룡 교수는 ‘기후환경과 선교적 교회의 역할’을 주제로 발제했다. 그는 인도네시아 선교사 출신으로 선교지 경험과 이후 신학자로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기후위기시대 환경선교의 패러다임 전환을 강조했다.
조 교수는 “교회는 생태학적 삶을 통해 지구 생태계 환경을 지키고 기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공적 책임을 통해 생명 돌봄을 실천하는 공동체가 돼야 한다” 면서 “2010년 남아프리카에서 개최된 제3차 로잔대회의 핵심 주제는 ‘지구를 향한 기독교의 책임에 대한 성경적 성찰’이었듯 창조세계 보전에 대한 예언적 사명을 지닌 공동체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제 교회는 이 창조성의 보존을 위해서 교인들에게 생태의식에 대한 교육을 강화시켜야 한다”면서 “과거에는 교회를 개척하고 교회 건물을 확장시키는데 관심이 집중됐지만 이제는 교단과 교파를 다 초월하고 연대해서 창조 세계에 대한 의식화 교육이 활발하게 진행돼야 된다”고 덧붙였다.
이어 제 2발제자로 나선 이정배 감신대학교 명예교수는 “나무를 심고 가꾸는 일은 보상을 바라고 하는 일이 아니다. 하나님께서 참 좋았다 하신 세상을 우리는 무참히도 파괴했다. 선악과를 따 먹은 것처럼 지구의 창조질서를 망가뜨려 산업화 이후 지구는 계속 뜨거워지고 있다”며 “나무를 심는 일은 이 시대의 방주를 만드는 일이다. 회의만 하는 일이 아니고 뜨거워진 지구를 사막화돼 가는 지구를 쓰레기로 덮혀가는 지구를 구하는 실천이며 기독교인 신앙의 표현”이라고 강조했다.
김종우 사무총장은 공동체의 숲 조성 사례 발표를 통해 “기후변화를 이야기 하더니 기후위기로 변하고 이제는 기후붕괴의 시대가 됐다. 세상을 이익의 수단으로 만 바라보면서 창조질서가 무너지고 있다”면서 “기후변화로 인해 가장 약한 사람 가장 가난한 나라에서 피해가 심각하게 나타난다. 땅을 정복하라는 창세기의 말씀은 피조물을 관리하라는 명령으로 받아들이기 위해 그리스도인들이 먼저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류의 무절제한 소비생활이 불러온 사막화는 우리에게는 황사와 미세먼지로 다가오지만 몽골사람들에게는 생존 문제가 되었다”며 “기후피해 지역에 한 그루 나무를 심는 것은 한국교회의 사회적 책임이자 신앙의 실천”이라고 소개했다.
한편 (사)나무가심는내일은 한국교회와 함께 몽골을 비롯한 아시아 기후피해지역에 ‘한국교회의 숲’을 조성해 생태계 복원과 탄소중립을 실천하고 기후난민들을 돌보는 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산업화 이후 지구 평균온도가 1.2도 올라갈 때 몽골은 2.22도 상승했고 전체 국토의 78%가 사막화 되어 강 887개, 호수 1,166개, 우물 2,277개 등 수자원의 3분의 1이 사라졌다.
김태구 기자 ktae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