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야후, 이사진 모두 일본인으로…“탈네이버로 보안 강화”

라인야후, 이사진 모두 일본인으로…“탈네이버로 보안 강화”

- 라인야후, 도쿄서 주주총회…신중호 CPO 사내이사서 배제
- 개인정보유출 재발방지책으로 ‘네이버와 관계 단절’ 강조
- 이데자와 CEO, 행정지도 관련 “자본 관계 변경 검토 요청”

기사승인 2024-06-18 16:22:42
지난달 9일 오후 라인야후가 입주해 있는 일본 도쿄 지요다구의 도쿄가든테라스기오이타워에 사람들이 들어가고 있다. 걸어가는 사람 앞으로 '라인야후'라고 적혀 있다. 연합뉴스

일본의 국민 메신저 ‘라인’의 운영사인 라인야후가 탈네이버 가속화에 나섰다.

라인야후는 18일 일본 도쿄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과 사외이사 신규 선임 안건 등을 의결했다.

기존 사내이사진은 카와베 켄타로 라인야후 대표이사 회장과 이데자와 다케시 라인야후 CEO, 신중호 라인야후 최고상품책임자(CPO), 오케타니 타쿠 최고전략책임자(CSO) 등으로 구성돼 있었다. 그러나 이번 주주총회 안건에서는 카와베 회장과 이데자와 CEO만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유일한 한국인이었던 신 CPO가 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남에 따라 라인야후 이사진은 모두 일본인으로 구성됐다. 신 CPO는 라인 개발과 사업을 주도해 온 ‘라인의 아버지’로 불려 왔다. 다만 CPO직은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사외이사 비율도 조정됐다. 사외이사로 하스미 마이코 변호사와 쿠니히로 다카시 변호사를 재선임하고 타카하시 유코 전 덴츠 이사를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임기가 남은 요시오 우스미 노무라종합연구소 이사를 포함해 4명이 사외이사가 됐다. 라인야후 측은 “사외이사 비율이 43%에서 67%로 올랐다”며 “경영과 집행을 분리해 사외이사 과반 체제로 기업 지배 구조를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이데자와 다케시 라인야후 CEO가 18일 주주총회에서 네이버와의 관계 단절 가속화를 강조했다. 라인야후 주주총회 영상 캡처. 

이날 주주총회에서는 라인야후의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 재발방지책도 강조됐다. 다만 재발방지책의 대부분은 ‘네이버와의 관계 단절’에 방점이 찍혀있었다. 이데자와 CEO는 “라인야후는 네이버클라우드와 종업원용 시스템과 인증 기반 분리를 오는 2025년 3월 안에 완료하도록 추진하고 있다”며 “라인야후의 자회사는 오는 2026년 중으로 네이버와 시스템 분리 완료를 예정했으나 한층 앞당길 수 있도록 계획을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기타 보안 노력 강화에서도 네이버와의 위탁관계 종료가 언급됐다. 서비스 및 사업 영역에서도 네이버와의 위탁관계를 끊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일본 포털사이트 야후재팬 웹사이트 검색개발 인증에서 위탁협력도 종료될 방침이다. 이와 함께 보안강화를 위해 사장 직속 ‘보안 거버넌스 위원회’가 설치된다. 소프트뱅크를 포함한 ‘그룹 CISO 보드’도 설치된다.

일본 정부의 행정지도 및 자본관계 재검토에 대해서는 “재발방지책을 꾸준하고 신속하게 실시하고 있다”며 “자본 관계의 변경은 모회사 등에 검토를 요청해 놨다. 공표해야 할 사실이 발생하면 신속하게 공표하겠다”고 했다.

네이버 사옥. 연합뉴스

지난해 11월 라인야후 이용자와 거래처, 종업원 등에 대한 개인정보 수십만건이 유출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네이버 클라우드가 사이버 공격을 받았고 네이버와 시스템을 일부 공유하는 라인야후에도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 일본 총무성은 라인야후에 보안 강화를 요구하는 행정지도를 실시했다. 자본관계 재검토 등의 요구도 포함됐다. 다음 달 1일까지 구체적인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문제는 이를 계기로 국내 기술로 만든 메신저 라인이 일본에 넘어갈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이다. 라인은 국내 기업 네이버와 일본 기업 소프트뱅크가 상호합의에 따라 각각 개발권과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다. 두 기업은 라인 대주주인 A홀딩스의 주식을 절반씩 보유 중이다. 현재 네이버와 소프트뱅크를 지분 관련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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