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장마철, 내가 사는 집 주변은 안전한가

[기고] 장마철, 내가 사는 집 주변은 안전한가

남영모 충남도 건축도시과 주무관(건축사)

기사승인 2024-06-19 14:13:22

충남도는 여름을 앞두고 폭염·집중 호우 등 이상 기후에 따른 재난에 미리 대응하기 위해 ‘2024 집중안전점검’을 실시한다. 재난으로부터 나와 가족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생활 습관 기고를 5차례에 걸쳐 연재한다. [편집자 주]

남영모 충남도 건축도시과 주무관(건축사)

나무가 흔들리거나 땅에서 소리가 나면 산사태를 의심해야

지난해 우리나라 장마철 강수량은 660.2 mm로 1973년 이래 세 번째 많은 기록적인 폭우가 내렸다고 한다. 특히 전라북도 군산 지역에 2023년 7월 14일 하루 동안 내린 비는 429.4 mm로 1968년 기상 관측 이래 24시간 강수량 기록을 경신하는 등 충청도와 전라북도 지역을 중심으로 전국에 엄청난 폭우가 쏟아졌다. 

행정안전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폭우로 인한 피해는 안타까운 궁평2 지하차도 침수 사고 및 경북 예천 산사태를 비롯, 전국 12,902가구 19,607명이 일시 대피하는 등 지역과 분야를 특정할 것 없이 매우 컷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기후 변화에 따른 엘리뇨 발생 등 한반도 열대화로 지난해 집중호우와 같은 기록적 강우가 반복 또는 심화될 가능성에 전문가들은 매우 우려 하고 있다. 엄청난 자연의 위력 앞에 우리의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는 영역이 점점 줄고 있는 것이다. 

집중 호우가 쏟아지는 장마철이나 강풍과 많은 비를 포함한 태풍이 잦은 계절에는 외출 등 야외 활동을 자제하고 집안에서 머무를 것을 전문가들은 권고한다. 

그렇다면 비교적 안전하다고 하는 우리 집 주변에는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들은 없을까? 안전을 위한 집 주변에서 챙겨 봐야 될 것들을 정리해 보았다. 

첫째. 침수에 대비하여야 한다.

침수 사고는 지하주차장, 반지하주택, 지하 계단 등 낮은 지대, 강변이나 계곡 하천 등 물과 인접한 지역, 하수 시설이 되어있지 않은 도심지역 등에서 일어날 우려가 크다. 

저지대와 상습 침수지역 등 침수가 우려되는 곳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평소 대피 장소와 연락 방법 등을 미리 숙지하고, 집안 하수구와 주변 배수구는 점검을 통해 미리 막힌 곳을 뚫어두는 것이 좋다. 

폭우가 내리기 시작하면 상수도 등 급수 중단에 대비해 욕조 등에 미리 물을 받아두고, 가스 누출로 인한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가스 밸브를 잠그고 감전 위험이 있는 전기시설은 만지지 않아야 된다. 

또한 건물 출입문과 창문을 꼭 닫고, 되도록 창문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이 좋으며, 만약 정전이 발생하면 양초를 사용하지 말고 랜턴, 휴대전화 불빛 등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집이나 건물 안이 침수됐다면 가장 먼저 전기 전원 차단하고 대피하여야 하며, 만약 외부 수심이 무릎높이보다 깊을 경우는 여러명이 힘을 합쳐 문을 열고 신속히 대피해야 된다. 

또한 침수된 계단을 이용해 탈출 시 물높이가 어른의 종아리 높이(40㎝)까지 차기전에 미끄러운 구두나 하이힐, 벗겨지기 쉬운 슬리퍼보다는 운동화를 착용하고 마땅한 신발이 없을 경우 맨발로 신속히 탈출해야 된다. 

공동주택 관리자는 평상시 차수판 설치, 모래 주머니, 양수기 등 수방자재를 비치하고, 수방자재 설치자를 사전 지정하는 등 대비 하여야 되며, 호우시에는신속하게 차수판과 모래 주머니 등을 설치하여 지하공간 빗물 유입을 차단하고, 지하공간 빗물 유입시 즉시 대피 안내 및 차량 진입을 통제해야 된다. 

둘째. 산사태 등 지반 붕괴 사고에 대비해야 한다. 

산사태는 하루 200mm 이상의 비가 내리거나, 시간당 30mm 이상의 집중 호우가 계속될 때 골짜기가 길게 형성된 곳, 특히 지면에서 기울기가 30도가량 되는 사면 지역에서 일어나기 쉽다. 

산림청에 따르면, 지난해 산사태는 극한 호우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약 2배 증가한 2,410건(459ha)이 발생했다고 한다. 하천 급류 사고에 이어 두 번째로 인명 피해가 많은 재난으로 사전 징후를 파악하고 대피 요령을 알아 두는게 중요하다. 

경사지에서 돌이 굴러내리고 바람도 없는 상태에서 나무가 흔들리거나 땅에서 소리가 나면 산사태를 의심해야 된다. 또한 평상시 물이 내려오지 않았는데 물이 내려온다면 조심해야 한다. 

특히 평소 바로 서 있던 나무의 기울어짐이 확인되든가, 경사면의 끝이 확장되었다면 지반이 이미 흘러 내리고 있다는 징조이다. 산이나 언덕의 골을 따라 축조된 구조물이라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산사태가 우려되는 경사지 아래쪽에 사는 주민들은 산 아래 평지로 미리 대피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만약 산 근처에 있는데 산사태 징후를 느낀다면 일단 넓은 곳으로 가야되고, 특히 등산 중에 있다면 더 높은 곳으로 대피해야 된다. 

끝으로 집 주변의 위험 수목 등은 미리 정비 하자. 

집 주변에 강풍 등 쓰러져 주택 등에 피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대형 수목 등은 평소 미리 제거 하고, 담장이나 축대 등은 붕괴 위험은 없는지 미리 정비할 필요가 있으며, 강품으로 날아갈만한 물건들은 창고 등 실내에 저장하거나 로프 등으로 묶어 고정해야 된다. 

만약 폭우나 강풍으로 집 주변 나무가 쓰러지거거나 담장, 축대등이 무너져 주택이 파손될 위험에 처한 상황이라면, 현장 대처 보다는 우선 신속히 대피해야 된다. 

한편 집 주변 위험 수목은 시․군․구청에서 정비 사업을 시행하는 경우 신청을 통해 지원을 받을 수 있으니 관한 시․군․구청으로 문의하면 된다.
홍석원 기자
001hong@kukinews.com
홍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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