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예산 남아도나…‘시민 혈세 562억’ 경기도 퍼준다

서울시 예산 남아도나…‘시민 혈세 562억’ 경기도 퍼준다

지난 1월 연천군과 업무협약 ‘반려동물 테마파크’ 조성 
서울사랑상품권·경계선아동자립지원 등 예산은 줄어

기사승인 2024-06-20 06:05:02
쿠키뉴스 자료사진.


500억원이 넘는 서울시 예산이 관할 구역을 벗어난 경기도 연천군에 집행 예정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두고 시의회에서는 서울시와 시민들을 위해 쓰여야 할 예산이 적절하게 사용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경기 연천군에 들어서는 ‘서울 반려동물 테마파크‧추모관’에 서울시 예산 562억원이 투입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는 앞서 지난 1월 연천군과 ‘서울 반려동물 테마파크‧추모관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조성에 착수했다. 연천군 임진강 유원지 부지 일대에 오는 2027년 개관이 목표다. 반려동물 테마파크에는 동반 캠핑장 및 수영장, 대규모 반려견 놀이터, 훈련소 등과 함께 반려동물 장묘 및 추모시설이 마련될 예정이다. 시는 테마파크 조성 및 운영을 맡고, 연천군은 기반 시설 공사와 임진강 구역 정비 등을 담당한다.

문제는 예산의 사용처와 규모다. 이와 관련 지난 17일 열린 서울시의회 제324회 정례회 환경수자원위원회 소관 서울시 푸른도시여가국 업무보고에서 여야를 가리지 않고 질타가 쏟아졌다.

더불어민주당 이영실 시의원은 “해당 사업이 사전 논의 없이 진행되고 있으며, 협약 체결 이후 두 차례의 상임위원회 회의에서도 별도 보고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면서 “연천군은 자차를 이용하지 않고는 갈 수 없는 위치로 서울과 접근성이 떨어지며, 현재 서울시 내 반려동물 가족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562억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연천군에 투입하는 대신 시민들의 의견을 반영한 현실적인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국민의힘 김경훈 시의원도 “반려동물 테마파크 사업에 약 480억원의 시 예산이 투입된다. 반려동물 추모관까지 더하면 시가 해당 사업에 쓰는 예산만 약 500억원이 넘는다. 물가상승률과 실시설계 과정에 따른 사업비 변동 가능성을 추산하면 예산은 더욱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또 쿠키뉴스에 “서울시 예산이 경기도에 사용된다는 것 자체가 문제다. 서울의 녹지공간 균형 발전도 갈 길이 먼데 서울시민의 혈세로 연천군 내 테마파크 조성이 꼭 필요한가”라며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실제 서울시 주요 예산 가운데 시민들에게 쓰일 금액은 일부 줄었다. 서울위키(서울시 시민참여예산)에 따르면 올해 서울시 경계선 아동 자립지원 예산은 총 1억5735만원이다. 전년 대비 25.0% 감소한 수준이다. 또 올해 서울시가 서울광역사랑상품권, 서울지역사랑상품권 발행에 책정한 예산은 89억원으로 1년전(255억원)의 3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 

예산 낭비 논란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반려동물 테마파크) 설계비로 11억원이 투입됐다. 562억원은 조성 완료 시까지 추정한 예산”이라면서 “경기도랑 지역상생 의미라고 봐야 한다. 인구 감소 문제가 심각한 연천군은 지역 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다. 시 역시 시내 부족한 반려동물 시설을 확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예솔 기자 ysolzz6@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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