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 완료’ 의원회관, 방 배정은 어떤 기준? [쿡룰]

‘입주 완료’ 의원회관, 방 배정은 어떤 기준? [쿡룰]

각 당에서 선수별 수요 조사…겹치면 나이순 배정
‘전망성·접근성·상징성·기운·전략’ 등 선호 유형 다양
기피 호실은 아예 사라지기도

기사승인 2024-06-20 14:00:02
제22대 국회 개원 첫날인 3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의원실 재배치를 위한 이사가 한창이다. 사진=박효상 기자

22대 국회가 개원한 지 약 한 달이 지났습니다. 국회의원들은 각자 의원회관 의원실 입주를 마무리했는데요. 의원회관 3층부터 10층까지 총 300개의 의원실, 배정은 어떻게 이뤄졌을까요. 

국회사무처에 따르면 의원실 배정은 관례에 따라 각 당 원내행정부가 맡아 하고 있습니다. 통상 원내행정부는 개원 전 당선인들에게 연락을 취해 희망 호실을 우선 접수 받는데요. 이를 토대로 선수별 나이순으로 호실을 최종 배정하는 식입니다. 이 과정에서 ‘명당’ 사수를 위해 당선인 간 눈치 싸움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22대 국회에서는 탁 트인 전망이 확보된 7층과 8층이 로열층으로 꼽혔습니다. 반대로 전망이 좋지 않은 저층과 접근성이 떨어지는 고층은 선호도가 낮았습니다. 엘리베이터와 가까이 위치한 호실은 층과 상관없이 인기가 좋다고 알려졌습니다. 특히 과거 로열층으로 꼽혔던 6층은 기피층이 됐습니다. 6층을 이용하던 의원(42명) 중 절반 이상(22명)이 낙선하면서 ‘터가 안 좋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반대로 역대 ‘대통령 방’ ‘총리 방’ ‘의장 방’은 명당으로 꼽힙니다. 관운(官運) 넘친 거물급 정치인의 기운을 이어받을 수 있다는 이유에섭니다. 그중 6선 의원이자, 당대표, 국회의장, 국무총리까지 지낸 정세균 전 총리가 쓰던 718호는 명당 중 명당으로 불립니다. 유력 정치인의 계보를 잇겠다는 정치적 의미를 담아 해당 방을 선호하기도 합니다. 

의원실의 위치보다 호실 숫자를 중시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특정 날짜를 떠올리게 하는 방 번호로 의원의 정체성을 표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연상시키는 518호가 대표적입니다. DJ 정신을 이어 받기 위해 6·15 남북공동선언에서 차용한 615호를 선택한 경우도 있습니다. 광복절이 떠오르는 815호도 20대부터 22대까지 연속으로 독립운동가의 후손들이 입주했습니다.

국회 권력 구도에 따라 전략적으로 의원실을 배정하기도 합니다. 의원회관 8층에는 검찰개혁을 담당하는 야당 핵심 구성들이 집중 배치됐습니다. 이 중심에는 818호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과거 20대 국회에서는 친박(친박근혜)과 비박(비박근혜)계가 위아래 층에 집결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아예 사라져 버린 호실도 있습니다. 불운을 상징하는 ‘444호’는 19대 국회부터 사용하지 않게 됐습니다. 이 방을 사용한 16대 김낙기, 17대 정종복 한나라당 의원은 재선에 실패한 바 있습니다. 

권혜진 기자 hj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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