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정부 질문에서 국민의힘을 향해 ‘정신 나간 사람들’이라고 발언해 도마에 오른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결코 사과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민주당 정청래 최고위원, 양문석 의원도 “적반하장도 유분수”라며 엄호에 나섰다.
김 의원은 4일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서 “한국과 일본이 어떻게 동맹을 맺나. 이런 단어를 쓴 국민의힘이 사과해야지 왜 내가 사과를 하느냐”고 말했다. 이어 “내 표현에 대해서 사과한다면 한일 동맹을 인정하는 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사과할 수 없다”며 완강히 사과를 거부했다.
그는 “한미일 동맹, 그러니까 한일 동맹 용어를 쓴 국민의힘 지적에 방점이 있는 것“이라며 ”‘정신 나간’이라는 단어 자체를 사전에 찾아보면 일반 관용적인 표현임에도 (여당이) 생트집을 잡아 채해병 특검을 보이콧하기 위해 핑계를 잡은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특검 통과를) 지연시키거나 무산시키려는 그런 의도에서 흠을 잡은 것”이라며 주장했다.
또 김 의원은 “당원들과 지지자들 (사이에서) 속이 시원하다는 반응이 많았고, 특히 응원에 대한 메시지를 많이 보내주셨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절대 국민의힘에 사과해서는 안 된다’, ‘이것은 국가 자존심의 문제다’, ‘절대 사과해서는 안 된다’, ‘국민의힘의 사과를 받아야 된다’ 이런 메시지를 많이 보내주셨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지난 2일 대정부질문에서 “정신 나간 국민의힘 의원들은 논평에서 한·미·일 동맹이라고 표현했다”고 발언했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김 의원에게 “사과하라”며 연신 항의에 나섰다. 사회를 보던 주호영 부의장이 “과한 말씀”이라며 사과를 권고했지만, 김 의원은 거부했다.
여당 의원들의 항의가 계속되면서 본회의장은 아수라장이 됐고, 주 부의장은 정회를 선포했다. 국민의힘은 김 의원의 사과를 요구하며 본회의에 복귀하지 않았고, 그날 본회의 재개는 무산됐다. 이튿날 박찬대 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본회의에서 “우리 당 의원의 거친 언사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히며 본회의가 열렸다.
전날 김 의원의 발언 논란에 그치지 않고 양문석 의원도 이재명 전 대표의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 등에 ‘정신 나간 국민의힘당 의원들’이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도대체 뭐가 문제냐. 한미일 동맹하자는 윤석열 검사 독재정권을 향해 동의하면서, 히죽히죽 웃고 있는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정신 나갔다고 질타한 것이 도대체 뭐가 문제냐”라고 반문했다. 이어 “적반하장도 유분수라며 외려 한일동맹 운운하는데 히죽거리며, 김병주 의원의 대정부 질의를 방해한 국민의힘당이 사과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날을 세웠다.
또 다른 친명계 의원인 정청래 최고위원도 페이스북에 “김병주 의원이 예리하게 잘 지적했다”며 “군인이 군인다워야 군인이지 참군인 육군대장 출신 김병주 의원 화이팅”이라며 가세했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