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버스터 도중 ‘꾸벅꾸벅’ 꿀잠…결국 사과한 與초선들

필리버스터 도중 ‘꾸벅꾸벅’ 꿀잠…결국 사과한 與초선들

여당 간사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 4시간 넘게 반대 토론
일부 여당 의원 조는 모습 생중계 포착

기사승인 2024-07-04 15:19:51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이 법안에 반대하는 토론을 진행하는데 잠든 최수진 의원(왼쪽)과 김민전 의원. 유튜브 캡처

‘채상병 특검법’에 반대하는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도중 국회 본회의장에서 조는 모습이 포착됐던 국민의힘 의원들이 사과했다.

당 수석대변인을 맡고 있는 최수진 의원은 4일 당 비상대책위원회 회의 후 취재진과 만나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며 “우리 당이 국민에게 호소하는 자리에서 제가 너무 피곤해 졸았다. 사과드린다”고 했다.

당 최고위원 후보인 김민전 의원도 이날 YTN 라디오에서 “정말 부끄러운 일, 민망한 일이 벌어졌다”고 사과했다.

그는 “그 전날도 밤늦게까지 (국회에서) 대기를 했다. 주경야독하는 입장”이라며 “전날 (전당대회) 비전 발표회도 있고 여러 일이 많이 겹쳐 체력적으로 힘든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최 의원은 지난 3일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이 국회 본회의 첫 번째 필리버스터 주자로 나선 지 20분 만에 본회의장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대 졸았다. 이 모습은 유튜브로 생중계 됐다. 얼마 후 김 의원도 팔짱을 낀 채 조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혔다. 동료 의원들이 깨우는 장면도 포착됐다. 

이에 국민의힘 원내지도부는 토론 중에 졸거나 집중하지 못하는 의원들에게 ‘일시 퇴장’ 지침을 내리기도 했다. 정점식 정책위의장은 “일어나서 자는 사람들 다 빼라”고 타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서는 상식 밖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채상병 특검법의 부당성을 알리고자 한 필리버스터의 진정성을 여당이 스스로 퇴색시켰다는 비판이다.

배수진 조국혁신당 대변인은 전날 논평을 통해 “꾸벅꾸벅 조는 게 아니라 아주 편안하게 잔다. 국회는 국민을 위해 일하는 곳 아닌가”라며 “잠은 집에 가서 주무시라. 보는 국민들 부아만 치민다”고 꼬집었다. 

이동학 민주당 전 최고위원도 CBS라디오에 출연해 “국민들이 보실 때는 집권당에 대해 ‘정말 저 사람들 편하구나, 배부르구나’ 이렇게 인식하실 수밖에 없을 것 같다”며 “과연 우리 5000만 국민의 삶을 여기다 맡겨도 되겠는가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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