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세포 극미량 돌연변이가 뇌질환 유발'

'뇌세포 극미량 돌연변이가 뇌질환 유발'

KAIST, 돌연변이 신경세포 8000개가 뇌 기능이상 유발 확인
난치성 뇢전증 진단 및 치료제 기술 가능성 제시

기사승인 2024-07-09 18:19:04
뇌세포 분열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돌연변이가 발생할 때 뇌 기능 장애를 유발하는지에 대한 연구결과가 공개돼 난치성 뇌질환 진단이나 치료제 개발에 활용될 전망이다.

KAIST는 의과학대학원 이정호 교수 연구팀이 뇌에서 돌연변이 신경세포가 0.1% 이하로 발생해도 뇌전증 등 장애를 유발할 수 있음을 규명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난치성 뇌전증 돌연변이 유전자 진단에 새로운 기준을 마련하고, 극미량 돌연변이 신경세포가 다양한 뇌질환을 유발할 수 있음을 확인한 성과로 큰 의미를 갖는다.

국소피질이형성증 환자 유전진단에서 매우 낮은 수준의 유전 변이가 발작과 연관될 수 있음을 규명한 연구 모식도. KAIST

연구팀은 뇌세포에서 특정 유전자 체성 모자이시즘이 얼마나 누적됐을 때 뇌질환으로 이어질 것인가에 초점을 두고 뇌전증 쥐 질병모델과 인체 조직을 이용한 중개의학연구를 수행했다.

체성 모자이시즘은 하나의 수정란에서 분열 및 분화로 세포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돌연변이가 발생하는 것으로, 암 진화는 물론 다른 질병의 원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에 연구팀은 실험용 쥐 뇌조직에 뇌전증 유발 체성 모자이시즘을 수백~수만 개 세포에 유발한 결과 불과8000~9000개 돌연변이 신경세포가 나타날 때부터 쥐가 뇌전증 발작을 일으키며 관련 병리를 보인 것을 확인했다.

마우스 뇌전증 모델에서 8000~9000개 변이세포 존재 시 뇌전증 발작 유발됨 확인한 모식도. A. 모델 제작 과정,  B. 변이세포 측정 과정 모식도,  C, 체성감각영역, D. 전전두엽 영역. KAIST

또 이를 기반으로 난치성 뇌전증 환자 뇌조직에서 대용량 유전정보 증폭 시퀀싱을 수행해 정확한 변이 비율을 측정한 결과 최소 0.07%에 이르는 뇌전증 유발 체성 모자이시즘을 관찰했다.

이번 발견은 약물치료에 반응하지 않아 수술이 필요한 난치성 뇌전증의 유전적 정밀진단에 도움을 줄 수 있고, 아직 밝혀지지 않은 난치성 신경정신질환이 뇌의 발생과 분화 과정에서 일어나는 극소량의 미세 돌연변이와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국소 피질이형성증의 진단법 향상과 체성 모자이시즘에 의한 뇌질환 원인 발견에 중요한 기초를 마련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국소 피질이형성증은 뇌 발달과정 중 대뇌피질에 국소적으로 신경세포 이상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기존 항뇌전증 약물에 전혀 반응하지 않는 소아 난치성 뇌전증을 일으키는 가장 중요 원인이다.

KAIST 교원 창업기업 소바젠㈜은 이번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난치성 뇌전증 환자의 체성 모자이시즘 변이를 정밀 표적하는 혁신 RNA 치료제를 개발할 예정이다.

이번 연구의 제1저자인 김진태 박사는 "극미량 체성 돌연변이라도 뇌의 기능 이상을 유발할 수 있음이 확인함에 따라 난치성 뇌전증 등 유전적 진단과 치료제 개발에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덕특구=이재형 기자 jh@kukinews.com
이재형 기자
jh@kukinews.com
이재형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