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해서라도 반대”…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다시 빨간 불

“사직해서라도 반대”…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다시 빨간 불

아시아나 조종사·일반노조 ‘인수합병 반대’
조종사 “에어인천 영속성 의문”…사직서 제출
“산산조각 내는 인수합병, 메가캐리어 아냐”

기사승인 2024-07-11 17:36:20
11일 아시아나항공조종사노동조합·아시아나항공노동조합이 서울 중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조은비 기자 

아시아나항공조종사노동조합(APU)과 아시아나항공노동조합이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의 인수합병에 대해 ‘거짓 메가 캐리어’라며 인수합병 반대 의사를 거듭 밝혔다. 

11일 아시아나항공조종사노동조합(APU)과 아시아나항공노동조합은 서울 중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에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항공과의 합병은 국내 FSC(대형항공사) 독과점 기업이 돼 일방적인 일정 취소, 정비 불량으로 인한 회항, 대체 항공기 부족으로 대기 시간 증가, 항공권 가격 폭등 등 피해가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가 에어인천으로 매각되면 전원 사직하겠다는 입장도 전했다. 

이날 권수정 아시아나항공노동조합 위원장은 양 사의 합병에 대해 ‘거짓 메가캐리어’라고 꼬집었다. 

권 위원장은 “합병 당시 ‘메가항공사’가 탄생해 시너지효과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정작 국적항공사의 핵심 자산인 슬롯을 영국, 중국, 터키, 호주, 유럽연합(EU), 일본 등에 연이어 내어주고 화물사업부도 분리 매각했다”라며 “처음 합병 진행 전 조각조각 내서 분리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부분이 깨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팔다리 다 자르고 한쪽 폐마저 내놓으라는 타국의 횡포에 자국민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해야 하는 KDB산업은행과, 국토부 등 정부 기관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며 “이런 합병을 진행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묻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날 노조 측은 장거리 운항 경험이 없는 에어인천에 사업의 영속성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전원 사직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최도성 APU 위원장은 “조종사 노조는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를 에어인천으로 분리매각 하는 것에 대한 결사반대 서신을 EC로 발송했다. EC가 반대 사유를 검토해 인수합병을 불승인할 것을 촉구한다”며 “B747, B767 운항 승무원들은 지난 1일부터 사직서를 제출했고, 다른 기종 조종사들도 사직서 제출에 동참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11일 아시아나항공조종사노동조합·아시아나항공노동조합이 서울 중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조은비 기자 

노조 측은 기업 결합 승인 막바지에 EC에 인수합병 반대 서한을 보낸 것에 대해서는 “EC는 고용 문제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집행 기관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에는 많은 고용 유지의 문제점이 있어 허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반대 입장을 유지해 왔음을 강조했다.

이날 노조 측은 대한항공으로부터 한 차례도 공식 문서를 받은 적이 없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최도성 APU 위원장은 “APU가 인수합병과 관련해 직원들의 고용과 처우 등을 논의하고자 대한항공 노조를 통해 현업에 입장이 담긴 문서를 전달했지만 어떤 답을 주기는커녕 공식 문서를 받은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라며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에도 아시아나항공 화물 부분 분리매각 결사반대 의견을 냈고 책임자로부터 이를 받았다고 답장을 받았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결합이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노조와의 접촉은 법적 우려가 있다”면서도 “여러 차례 공언했던 것처럼 인위적인 구조조정 없을 것이며 에어인천으로 이전할 직원들을 위해 고용 및 근로조건 유지를 최우선 과제로 협상 중”이라고 답했다. 

또한 노조 측의 독과점으로 인한 요금 인상에 대해서는 “세계 항공시장은 완전경쟁 체제로 일방적 운임 인상 및 독점이 불가능하며 경쟁 당국의 관리아래 시장 경쟁성 유지될 것”이라며 “시정조치에 따른 슬롯 이관의 대부분은 국내 LCC들을 대상으로 이뤄져 국부 유출 우려는 거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은비 기자 silver_b@kukinews.com
조은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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