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적함대’ 스페인이 12년 만에 유럽 정상을 탈환했다.
스페인은 15일(한국시간) 오전 4시 독일 올림피아슈타디온 베를린에서 열린 ‘유로 2024’ 결승 잉글랜드전에서 후반 41분 터진 미켈 오야르사발의 결승골로 2-1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스페인은 유로 2012 이후 12년 만에 메이저 대회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네 번째 유로 우승을 기록하며 역대 최다 유로 우승국으로 남게 됐다. ‘17세1일’로 역대 메이저 대회 최연소 출전 기록을 세운 라민 야말은 첫 국제대회부터 우승을 차지했다. 반면 자국 역사상 최초로 유로 우승에 도전한 잉글랜드는 이번에도 고배를 마시며 유로 2020에 이어 두 대회 연속 준우승에 그쳤다. ‘캡틴’ 해리 케인도 무관의 설움을 잇게 됐다.
4-2-3-1 진영을 택한 스페인은 알바로 모라타를 원톱으로 세웠다. 2선에는 다니 올모, 야말, 니코 윌리암스가 출전했다. 로드리와 파비안 루이스가 3선을 책임졌다. 수비진은 다니 카르바할, 로뱅 르노르망, 에므리크 라포르트, 마르크 쿠쿠렐라로 구성했다. 우나이 시몬이 골문을 지켰다.
잉글랜드는 3-4-3 진영으로 나섰다. 케인을 중심으로 주드 벨링엄, 필 포든이 스페인 골문을 노렸다. 양 윙백은 루크 쇼와 부카요 사카가 맡았다. 중원은 데클란 라이스와 코비 마이누가 지켰다. 마크 게히, 존 스톤스, 카일 워커로 수비진을 구축했다. 조던 픽포드가 골키퍼 장갑을 꼈다.
결승인 만큼 양 팀은 전반 치열한 탐색전을 펼쳤다. 전반 키워드는 ‘수비’였다. 두 팀은 수비에 중점을 뒀다. 전반 도합 유효 슈팅은 단 한 개에 불과했다. 그마저도 전혀 위협적이지 않았을 정도로 이렇다 할 공격 기회가 없었다. 전반은 0-0으로 마무리됐다.
후반 시작하자마자 스페인이 삼자자 군단을 무너뜨렸다. 이번에도 야말의 발끝에서 시작했다. 야말은 우측에서 잉글랜드 수비 3명을 끌었다. 이때 반대편에 침투하던 윌리암스에게 패스를 건넸고, 윌리암스는 골문 구석을 노리는 정교한 왼발 슈팅을 작렬하며 그물망을 흔들었다. 스페인이 1-0 리드를 잡았다.
기세를 탄 스페인은 잉글랜드를 더 몰아붙였다. 후반 10분 모라타가 좋은 침투로 1대1 기회를 맞았다. 픽포드를 넘어간 슈팅. 워커가 뛰어가 골문 앞에서 힘겹게 걷어냈다. 수세에 몰린 잉글랜드는 후반 15분 케인을 빼는 승부수를 뒀다. 빈자리는 올리 왓킨스가 메웠다.
여기서 콜 파머가 잉글랜드 영웅으로 등장했다. 후반 25분 마이누와 교체돼 그라운드를 밟은 파머는 투입 3분 만에 동점골을 터뜨렸다. 벨링엄이 박스 안에서 넘어지면서 내준 패스를 받아 강력한 왼발 발리 슈팅을 때렸다. 공은 시몬 골키퍼를 지나 스페인 골망을 열었다.
경기장 열기가 과열되던 시점.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선수가 경기 주인공이 됐다. 모라타와 바뀐 미켈 오야르사발이 해결사로 나섰다. 후반 41분 왼쪽에서 쿠쿠렐라가 땅볼 크로스을 통해 문전 앞 경합을 붙였다. 침투하던 오야르사발이 쓰러지며 오른발 슈팅을 때렸고, 그대로 골로 기록됐다. 오야르사발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기쁨을 만끽했다.
잉글랜드는 경기 끝까지 동점골을 노렸으나 스페인의 두터운 수비 벽에 막히면서 이렇다 할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경기는 스페인의 2-1 승리로 끝났다.
김영건 기자 dudrjs@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