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복지공단 서울남부지사는 16일 야간교대노동자의 유방암 산재 관련 질병판정위원회를 진행했다. 질병판정서에 따르면 위원회는 야간근무가 반복된 기간과 불규칙한 교대근무 등을 유방암 발생 원인으로 인정했다.
이번 심사는 40대 초반의 A간호사가 최근 유방암을 진단 받아 산재 신청한 건으로, A씨는 19년 5개월 동안 일반 병동과 중환자실 등을 오가며 야간 교대근무를 수행했다. A간호사는 병원 인력이 부족해 오후 3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이어진 야간근무를 포함해 약 12시간 동안 일하기도 했다. 월 평균 4.3차례, 최대 8차례의 야간 근무를 감내했다. 야간 근무를 마치고 오전에 퇴근하면 그 다음날 새벽 6시까지 출근해야 하는 ‘나이트-오프-데이’ 근무를 반복했다.
근로복지공단의 ‘직업성 암 재해조사 및 판단 요령’에 의하면 야간근무를 25년 이상 한 근로자에 한해 직업성 암 여부를 가리는 심의를 갖는다. 더불어 야간근무를 비롯한 업무와 질병 간 인과관계가 명확해야 하며, 방사선 노출 등 암 유발 요인이 추가로 있는 경우에 산재 승인 가능성이 높아진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이번 심사와 관련해 입장문을 내고 “이번 결과는 25년 미만 야간교대근무자에게 유방암을 산재 승인한 것으로 환영 받을 만하다”라면서 “의미 있는 판결이 산재 보험에만 적용될 것이 아니라 사학 연급에도 적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산재 보험과 사학 연금의 분리로 인해 산재 인정에 대한 기준이 다르다 보니 같은 질병이라도 담당 기관에 따라 산재 승인 여부가 다르다”며 “노동자의 치료 권리를 지키기 위해 반드시 사학 연금 사업장에도 똑같이 적용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노조는 판정서 결과에서 노동 강도 부분이 포함되지 않은 것은 아쉽다고 짚었다. 노조는 “인력 부족에 따라 높아진 노동 강도도 업무부담 가중 요인으로 적용해야 한다”며 “간호사의 경우 해외와 비교해 2배가 넘는 환자를 돌보고 있는 만큼 야간교대근무 유방암 인정 기준을 변경하고 노동 강도를 충분히 고려해 판정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노조는 직업성 암 찾기 사업을 통해 야간교대근무로 인한 유방암 사례를 전수조사해 집단 산재 신청을 진행할 예정이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