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권주자들은 토론회에서 네거티브 1차전을 마친 뒤 민감한 정책을 두고 2차전을 벌였다. 원희룡·윤상현 당대표 후보는 동성혼과 차별금지법, 적폐청산을 꺼내 한동훈 당대표 후보에게 질문을 던졌다. 나경원 당대표 후보는 한 후보의 ‘외국인 노동자 차별 임금제’ 질문에 토론을 이어갔다.
元 “동성혼 법제화 단호히 반대”…韓 “현재로서 반대”
원 후보는 16일 채널A가 주관한 ‘제3차 당대표 후보 토론회’ 2차 주도권 토론에서 ‘동성혼 법률문제’와 ‘차별금지법’, ‘초등학생 시험 부활’ 등을 질문했다.
원 후보는 3가지 현안에 대해 “(동성혼 법률화는) 단호히 반대한다. 가족제도 이전에 인간의 질서 문제기 때문”이라며 “차별금지법도 반대다. 동성애 등을 비판하는 자유를 금지시키는 것은 자유민주주의 기본인 표현의 자유를 근본적으로 침해한다”고 강조했다.
또 ‘초등학생 시험 부활’에 대해서는 “초등학교에서 시험을 보지 않아서 부모들이 자녀의 학습상태를 알 수 없다”며 “시험을 봐주는 학원이나 국제학교로 가서 오히려 부담이 커지고 있다. AI튜터 등을 활용해 개인이 상태 평가를 확인하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후보는 해당 질문에 “차별은 안 되지만 (동성혼은) 현 단계에서 법제화가 안 된다. 여러 가지 권리의무를 복잡하게 한다”며 “차별금지법도 형사조치와 벌금 등 권리의무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이어지면 안 된다. 민사도 마찬가지”라고 뜻을 모았다.
尹 “좌파 적폐 청산했어야”…韓 “법무부 장관 검사와 임무 달라”
윤 후보는 “한 후보는 우파를 청산할 때 잘했는데 좌파 청산은 제때 이뤄진 게 없다.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떵떵거리고 국회를 좌지우지하는 게 이해가 되냐”며 “문재인 전 대통령도 건들지 않는데 좌파 적폐 청산 골든타임을 놓친 게 아니냐”고 말했다.
한 후보는 “정의실현은 반드시 될 것이다. 다만 검사와 (법무부) 장관으로 일할 때는 구분해야 한다”며 “(법무부) 장관 때 나서서 야당의 수사에 관여하면 큰 문제가 생기고 윤석열 정부의 국정철학과 맞지 않다”고 해명했다.
羅 “ILO·차별금지조약 탈퇴 사회적 논의” 韓 “국제관계 우려”
한 후보는 ‘외국인 노동자’ 최저임금 차등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지적했다. 나 후보는 국내 현실에 맞춰 각종 조약을 다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반박했다.
한 후보는 “(나 후보가) 홍콩과 싱가포르, 대만 등을 예로 들었는데 이 나라들은 차별금지협약을 비준하지 않거나 최저임금제가 없다”며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할 상대국도 차별금지조약을 가지고 있어 여러 가지 국제적인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사도우미 등의) 사적계약도 일대일이어야 한다. 누가 중계하면 국제노동기구(ILO)의 영향을 받는다”며 “예제가 된 나라는 작아서 다른 산업으로 (외국인 노동자가) 유출되지 않지만 우리나라는 최저 임금 이하로 데려오면 유출을 막을 방법이 없다”고 강조했다.
나 후보는 ILO와 차별금지조약 탈퇴 논의라는 강수를 꺼내 들었다. 그는 “우리나라는 노동력이 만성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외국인 근로자 도입을 확대해야 한다”며 “외국인 임금 차등은 사적계약과 ILO·차별금지조약 탈퇴 논의 등 두 가지 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탈퇴의) 부작용을 줄이고 지역별 임금을 나누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최저임금이 1만원 시대가 됐다. 할 수 있는 것은 해보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1차 주도권 토론에서는 원희룡·윤상현 후보가 ‘채상병특검법’과 ‘댓글팀’ 의혹으로 ‘한동훈특검법’ 공세를 이어갔다. 나 후보는 ‘대권’을 위한 당대표 사퇴 시기를 두고 한 후보를 압박했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