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사퇴에 요동치는 시장…“트럼프 트레이딩 VS 바이노믹스 주목” 격돌

바이든 사퇴에 요동치는 시장…“트럼프 트레이딩 VS 바이노믹스 주목” 격돌

조 바이든 대통령, 민주당 대선 후보 사퇴…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지지 선언
미국 대선 불확실성 ‘확대’…투자자 시선은 ‘금융시장 흐름’
증권가 의견 엇갈려, 바이든 수혜주 부각 전망도

기사승인 2024-07-23 06:00:05
지난 2020년 8월 민주당 전당대회 당시 대통령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의 모습. AP=연합뉴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로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대선 레이스를 펼치던 조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직에서 전격 사퇴했다. 초유의 사태에 투자자들은 시장에 미칠 파장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리스크 확대와 바이든 정책 수혜 부각이라는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1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직에서 사퇴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봉사하는 것은 내 생애 최대의 영광이었다”면서 “재선 도전을 하려 했지만, 물러나서 남은 임기 동안 대통령으로서 의무에 집중하는 게 당과 나라에 최선의 이익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대선 후보 공식 지명 절차만을 남겨둔 현직 대통령이 재선 도전을 공식 포기하는 초유의 상황에 이르렀다.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교체론이 처음 불거진 것은 지난달 27일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CNN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첫 TV토론에서 공화당의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판정패를 당한 시점부터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이 말을 더듬거나 허공을 응시하는 등 ‘고령화 리스크’를 떨쳐내지 못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사퇴 성명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민주당 대선 후보를 지지했다. 해리스 부통령도 엑스(X·구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민주당을 단결시키고 미국을 통합하는 한편 도널드 트럼프와 그의 극단적인 프로젝트 2025 어젠다를 물리치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겠다”며 출마 의사를 선언했다.

시장은 해리스 부통령의 대선 후보 등극을 유력하게 평가한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복수의 후보자가 나오기보다 해리스 단일 후보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며 “가장 많이 후보로 거론됐던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와 그레첸 휘트머 미시건 주지사는 이미 해리스를 지지한다. 또 해리스가 아닌 다른 이름이 후보자로 올라오면 선거 자금을 모두 환불해 주고 다시 기부금을 모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 후보로 확정돼도 사퇴를 표명한 바이든 대통령과의 정책적 차이는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투자은행 BTIG의 정책연구 책임자인 아이작 볼탄스키는 마켓워치에 “해리스가 (대선 후보로 지명돼) 만약 당선된다고 하더라도 바이든 행정부의 연속선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여론조사 업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에 따르면 지난 주말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대결에서 지지율은 각각 46.3%대 48.2%로 집계됐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해리스의 경우) 젊은 새 지도자라는 이미지 전환이 가능하다”며 “또 인도계 흑인 여성인 해리스가 대선 후보로 확정되면, 사상 처음 흑인 여성과 백인 남성간 대결로 치러져 기울어가던 ‘판’을 바꿀 기회라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동일한 여론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 당선 확률은 28%, 트럼프 전 대통령은 63%로 35%p 격차가 확인됐다. 18%를 기록한 바이든 대통령보다 나은 수준이나, 여전히 공화당에 승기를 완전히 내줄 수 있다. 미국 현직 대통령이 재선을 포기하거나, 재선 후보가 되지 못한 사례인 1952년 트루먼 대통령과 1968년 존슨 대통령 사례에서도 후임 후보들은 모두 패배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증권가는 각기 다른 진단을 내놨다. 트럼프 수혜주가 뜨는 ‘트럼프 트레이드’ 현상이 지속되리란 것.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대선을 106일 남긴 가운데 승기를 잡은 트럼프의 발언이 업종별 성과를 좌우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조만간 2분기 실적시즌이 본격화하지만, 미국 대선이 조성한 시장 분위기는 바꾸지 않을 공산이 크다”며 “향후 3개월 정도 트럼프 트레이드에 힘이 실리게 될 전망이다. 바이든의 재선 포기로 새로운 후보가 부상할 수 있으나, 정황상 민주당이 트럼프 승기를 꺾기는 매우 어렵다”고 덧붙였다.

‘바이드노믹스(바이든 대통령의 경제 정책)’ 관련주 상승세를 점치는 의견도 존재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주를 기점으로 트럼프 트레이드가 정점을 통과했다”며 “이 가운데 민주당 후보 교체 이슈로 당분간 전 세계 이목은 민주당, 새 후보, 해리스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대통령 후보 1순위인 해리스는 현재 바이든 정부의 부통령이다. 바이드노믹스를 연장해 나갈 것이란 시장 기대가 유입될 수 있다”며 “지난주 급락세를 보였던 반도체, IT, 2차전지, 신재생에너지 등 바이든 행정부 수혜주들이 당분간 반등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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