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중동 전쟁 이후 가자지구 병상 수 절반 이하로 줄어”

유엔, “중동 전쟁 이후 가자지구 병상 수 절반 이하로 줄어”

기사승인 2024-07-22 21:09:53
가자지구 중부의 데이르 알발라의 한 병원. AFP=연합뉴스 

이스라엘-하마스 간 전쟁이 10개월째 이어지는 가자지구 내 병원의 병상 수가 전쟁 전의 절반 이하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2일(현지시간) 유엔 인도적지원조정실(OCHA)에 따르면, 전쟁 전 3500개 수준이던 가자지구의 병상 수는 전날 기준 1500개만 남았다. 전쟁이 시작된 지난해 10월7일 이전과 비교해 43%의 병상만 쓸 수 있는 상태다.

이는 지난해 말 세계보건기구(WHO)가 가자지구 병상 수를 조사했을 당시와 다를 바 없는 수준이다. 국제기구들이 가자지구에서 야전병원을 새로 짓고 병상수를 늘리려는 노력을 기울였지만 전쟁이 지속돼 역부족이었던 셈이다.

이는 교전이 집중된 지역이 계속 바뀌면서 공습 피해를 본 병원이 새로 문을 닫거나 재가동한 병원이 다시 기능을 잃는 일이 빈발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매일 사망·부상자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병원 과부하 문제는 이미 만성화됐다. 지난 13일과 17일 폭탄이 잇따라 떨어졌던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 서쪽 알마와시 지역의 적십자 야전 병원은 “만원 상태여서 공습 재발 땐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할 것”이라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

WHO는 병원이 공습에 다친 환자들을 받느라 일반 환자들은 치료가 급한데도 치료받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가자지구에는 암 치료 환자 2000여 명, 당뇨·심장병·고혈압 환자 35만명 정도가 있다.

전반적인 의료 대응력 감소에 감염병 유행도 사실상 방치된 상태다. WHO는 전쟁 발발 후 가자지구에서 발생한 급성 호흡기 감염 건수가 이달 7일 기준으로 99만여 건에 이르고 급성 설사 57만4000여 건, 출혈성 설사 1만2000여 건, 황달 10만7000여 건 등이 보고됐다고 전했다.

소아마비로 알려진 폴리오 바이러스도 검출됐다. WHO는 남부 칸유니스와 중부 데이르 알발라에서 샘플 검사를 통해 2형 변이 폴리오 바이러스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김재민 기자 jaemi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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