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ETF 시장 ‘급성장’…운용사 경쟁력 강화 ‘열풍’

국내 ETF 시장 ‘급성장’…운용사 경쟁력 강화 ‘열풍’

올해 상반기 국내 ETF 순자산총액 ‘152조’ 돌파
운용사 간 점유율 각축전…리브랜딩 통한 경쟁력 제고 전략
투자자 니즈 맞춘 차별화된 ETF도 선보여

기사승인 2024-07-24 06:30:19
권희백 한화자산운용 대표가 23일 서울 더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PLUS ETF 브랜드 출범식’에서 설명하는 모습. 사진=이창희 기자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상장지수펀드(ETF) 경쟁력 제고에 몰두하고 있다. ETF 시장이 최근 들어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서다. 운용사들은 ‘리브랜딩’전략을 비롯해 고객 니즈를 맞춘 차별화된 ETF 상품을 선보이며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서고 있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국내 ETF 시장 순자산총액은 152조636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말 기록된 121조657억원 대비 약 6개월 만에 26.07% 급증했다. 전날 기준 국내에 상장된 ETF 종목 규모는 879개에 달한다.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ETF 시장도 급격한 성장세다. 현재 글로벌 ETF 시장 규모는 약 1경6700조원을 넘어섰다. 매일 전 세계 시장에서 거래되는 ETF 상품은 1만1000개 수준이다. 글로벌 ETF 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미국 시장의 최근 5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19%다. 아시아 시장의 경우 연평균 22%가 넘는 성장률을 보인다.

국내 ETF 시장은 지난 2002년 첫걸음을 뗐다. 이후 2009년 시행된 자본시장법을 계기로 기초자산의 다양성이 확장됐고, 2012년 레버리지 ETF가 최초로 도입되면서 본격적인 성장세를 위한 포문을 열었다. 국내 ETF 순자산총액이 50조원을 달성한 시점은 2020년으로 출범 이후 18년이 소요됐다. 그러나 150조원까지 성장한 기간은 4년에 불과하다. 

권희백 한화자산운용 대표는 “국내 ETF 시장은 시가총액으로 유가증권시장의 약 6.4%에 해당한다”며 “거래대금 기준으로는 30% 이상을 차지하며 아주 중요한 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최근 시장 성장세도 더욱 가팔라지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이같은 상황 속에 자산운용사들의 경쟁도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올 상반기말 기준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각각 ETF 순자산 총액 59조1865억원, 55조4188억원으로 선두 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를 KB자산운용(11조7097억원), 한국투자신탁운용(10조1812억원), 한화자산운용(2조9478억원) 등에서 뒤쫓는 구도다. 

‘리브랜딩’은 운용사의 경쟁력 강화 수단 가운데 하나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지난 2022년 자사 ETF 브랜드명을 ‘KINDEX’에서 ‘ACE’로 변경 변경한 이후 순자산총액이 올 상반기말 10조1812억원까지 증가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지난해말 순자산총액은 5조9415억원에 불과했다. 

한화자산운용은 전날 15년 만에 ETF 상품 브랜드명을 기존 ‘ARIRANG’에서 ‘PLUS’로 변경한다고 발표했다. 최영진 한화자산운용 전략사업부문장은 “시대의 변화와 함께 금융 시장의 트렌드에 맞춰 고객 여러분께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브랜드를 변경하게 됐다”며 “미래 신사업 및 성장산업과 시너지를 얻기 위한 전략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KB자산운용도 지난 17일 ETF 브랜드 명칭을 8년 만에 기존 ‘KBSTAR’에서 ‘RISE’로 일괄 변경했다. KB자산운용은 올해 초 김영성 대표이사 취임 이후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통해 ETF 사업 리뉴얼을 준비해 왔다. 이번 브랜드 변경은 KB자산운용 ETF 사업 방향과 브랜드 전략의 전면적 개편을 의미한다는 설명이다. 

키움투자자산운용도 기존 ETF 상품명인 ‘KOSEF’를 ‘HEROES(히어로즈)’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야구단인 ‘키움 히어로즈’를 연상시키는 간판을 통해 투자자 고객 유입 효과를 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운용사들은 단순 리브랜딩에 그치지 않고 고객 수요를 반영한 차별화된 ETF 상품 출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화자산운용은 신규 브랜드 출범 이후 출시할 상품으로 ‘PLUS고배당프리미엄위클리콜옵션’, ‘PLUS일본엔화초단기국채’, ‘PLUS글로벌AI인프라’ 등 3종을 공개했다. 각각 △고배당주 △일본 재무성 발행 국채 및 엔화 △데이터센터 중심 AI 인프라·엔비디아 등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한화자산운용은 오는 10월 또 다른 신규 ETF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금정섭 한화자산운용 본부장은 “S&P500지수는 현존하는 상품 중 거의 완벽에 가까운 상품이지만, 한편으로는 투자자들의 추가적인 갈증도 많은 상황”이라며 “미국 대표지수 투자방식을 재정의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화자산운용은 그룹 차원에서 방산에 대한 노하우를 보유한 만큼 글로벌 방산 기업 투자 ETF 출시도 계획하고 있다.

신한자산운용은 최근 SOL 금융지주플러스고배당 ETF를 시장에 내놨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데일리옵션을 활용한 나스닥 커버드콜 ETF인 TIGER 미국나스닥 100+15% 프리미엄초단기를 출시했다. 투자자들에게 월배당 ETF의 인기가 지속되는 것을 고려한 영향으로 보인다. 

투자업계는 자산운용사들이 ETF 성장세에 맞춰 질적 성장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한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운용사들에서 양적 성장보다 질적 성장에 초점을 맞춘 사업 확대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수많은 ETF 상품이 공존하는 가운데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선 특화된 상품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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