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영화에서나 나오는 실시간 ‘구조건전성 감지 시스템(SHMS)’을 적용한 곳이 있다. 롯데물산이 관리하고 있는 서울의 랜드마크 롯데월드타워 이야기다. 이런 시스템을 적용한 곳은 서울에서 여기가 유일하다. 타워를 관리에 보다 빨리 첨단 기술을 도입한 롯데물산이 안전관리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는 모습이다.
영화 같은 재난이 일어나지 않게
롯데월드타워에 적용된 SHMS는 기초, 기둥 등 주요 구조부의 결함이나 태풍, 지진과 같은 자연재해와 지반변형 등에 의한 건물의 안정성 및 위험 여부를 상시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이다. 건물 주요부에 509개의 계측기(센서)가 설치됐고, 외부에서도 건물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점검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건물의 이상징후를 예측하고 대비할 수 있다. 초고층 건물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재난에 대한 불안감을 첨단기술을 적용해 사전에 해소한 셈이다.
또한 롯데월드타워는 진도9의 강진과 초속 80m의 태풍도 이겨낼 수 있도록 설계됐다. 타워는 뼈대 역할을 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코어월(중심벽체)과 8개의 메가칼럼(메가기둥)을 세워 수직중력을 지탱하게 했다. 코어월과 8개의 메가칼럼은 ‘아웃리거’ ‘벨트트러스’라는 철골구조물로 연결된다. 이는 40층마다 세 군대 설치돼 마치 대나무의 마디처럼 건물이 흔들리거나 넘어지지 않도록 버티는 역할을 한다.
이 구조물을 설치한 구간에는 일반인의 입주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롯데월드타워 전체층(123개층) 가운데 공간 10%가 빈공간이다. 건물 수익성을 포기하면서 안전을 챙긴 셈이다. 이와 관련 타워를 관리하는 롯데물산 측은 “구조물이 워낙 크고 단단해서 비행기가 직접 부딪치는 실험에서도 끄떡 없이 파이지도 않고 원형 그대로를 유지했다”면서 “수익을 많이 올리는 것보다 사회 안전을 챙기는 경영이 더 큰 기업의 책임”이라고 설명했다.
초고층 빌딩 역사에 새 안전기준 제시
롯데월드타워에는 최첨단 기술뿐만 아니라 지하 벙커에 버금가는 견고한 피난안전구역이 마련됐다. 20층 마다 설치된 피난안전구역은 총 5개(22/40/60/83/102층)로 불이나 연기가 완전히 차단되는 공간이다. 각 층에서 최대 15분이면 대피 가능하다. 여기에는 국내 기준인 1.2m 보다 25% 넓게 확보된 비상계단의 역할도 크다. 각 공간에는 휴대용 비상조명, 화재용 긴급대피 마스크, 생수 등 긴급상황에 대비한 인명구조기구가 충분히 구비돼 있다.
화재 시에는 19대의 승강기가 피난용으로 전환된다. 이를 통해 6000여 명이 즉시 건물을 빠져 나올 수 있다. 상주인구가 1만5000명 이상인 것을 감안하면, 약 1시간 정도면 모든 사람들이 건물을 빠져 나올 수 있다. 또 16만개의 스프링클러와 일반 건축물 기준보다 3배 많은 소화수원 등이 화재 초기 진압을 돕는다.
이러한 설비 외에도 롯데물산은 송파소방서와 매월 1회 합동훈련을 진행하고, 자체적으로 비상대피훈련, 임직원 소방훈련, 소화방수 훈련을 각각 월 2회 진행하는 등 안전과 관련해서는 빈틈없는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또 국내 기업 유일의 대테러팀인 ‘롯데대테러팀’를 통해 주 2회 대테러 침투훈련, 월 1회 자체 정기훈련 및 분기 1회 민·관 합동훈련도 진행하고 있다.
투명한 갑옷을 입고 있다
롯데월드타워의 외부는 2만여장의 커튼월과 4만여장의 유리창이 부착돼 있다. 이 중 로비(B1~7F) 구간의 커튼월에는 외부 테러에 대비한 특수 방폭 설계가 적용됐다. 6mm 반강화 유리 4장과 2겹의 방폭필름을 이용한 4중 방폭 접합유리를 적용함으로써 화재 및 폭발에 의한 유리 파편이 퍼지는 것을 방지했다. 폭발이 발생하더라도 파편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한다.
롯데물산 관계자는 “대한민국의 랜드마크 초고층 빌딩인만큼 롯데월드타워는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여기고 있다”면서 “롯데월드타워의 운영 노하우와 안전 관리 역량으로 앞으로도 세계 초고층 건물의 안전 기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