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55) 한국 축구대표팀 신임 감독이 2014 브라질월드컵 실패를 솔직하게 인정했다. 아울러 10년전 홍명보와, 지금 홍명보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대한축구협회(KFA)는 29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홍명보 취임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난 13일 KFA는 대표팀 새 사령탑으로 홍 감독을 선임했다. 이 과정에서 많은 논란을 야기했다. 선임 전권을 받은 이임생 이사는 홍 감독과 면접도 보지 않은 채, 대표팀 감독직을 맡아달라 부탁했다. 홍 감독이 이를 수락하면서 대표팀 감독에 부임하게 됐다.
KFA는 입장문을 통해 정면 돌파를 택했으나 오히려 비판 여론만 거세졌다. 다른 후보들에 비해 홍 감독에게만 PT나 여러 자료를 요구하지 않은 점에 대해 KFA는 적극 해명하며 “국내 감독들의 경우 플레이 스타일이나 팀을 만들어가는 축구 철학, 경력 등에 대해 대부분 위원들이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확인하지 않았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홍 감독은 코치 면접 및 해외파 선수들 면담을 위해 유럽으로 떠났다. 손흥민과 김민재, 이재성 등을 만난 그는 지난 25일 유럽에서 돌아왔고 이날 취임 기자회견을 가졌다.
홍 감독은 10년 전 대표팀을 이끌고 브라질월드컵에 출전한 경험이 있다. 당시 한국은 1무2패의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고 조별리그 탈락 굴욕을 맛봤다. 당시 홍 감독은 소속팀에서 벤치 신세였던 박주영, 윤석영 등을 발탁해 논란을 빚었다.
이에 대한 질문을 받자 홍 감독은 곧바로 실패를 시인했다. 그는 “내가 인맥축구를 한다는 말을 들었다. 아는 선수만 뽑았다. 인정한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홍 감독은 “이름값은 없지만 팀에서 헌신하는 선수를 잘 몰랐다. 해트트릭을 하는 등 표면적으로 잘한 선수만 뽑았다. 그런 선수들만 선발하다 보니 힘을 받지 못했다”고 돌아보면서 “(하지만) 지금은 K리그에서 3년 동안 생활했다. 각 팀 주요 선수나 대체 선수들 리스트를 갖고 있다. 판단에 서는 선수들이 내 머릿속에 있다는 게 10년 전과 큰 차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홍 감독은 대표팀 선발 방향성을 밝혔다. 그는 “‘대표팀 형’ 선수는 없다. 대표팀은 열렸다. 경기력이 뛰어나면 언제든 발탁될 수 있다. 새 감독이 선임되면서 새 팀이 출범했다. 선수들이 즐겁게, 최선을 다하면 된다. 경기력 좋은 선수들을 우선하겠다”고 설명했다.
10년 전 경험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홍 감독은 코치 선임과 관련해 “2014년 실패가 나한테는 좋은 경험이었다. 지금까지 해왔던 것을 이 시점에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중요하다”면서 “유럽은 코치진 역할 분담이 확실하다. 감독으로서 코치진의 하모니를 이끌 수 있어야 한다. 내 역할을 고민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