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상기도감염 항생제 처방 증가…20여년만에 상승

코로나19 이후 상기도감염 항생제 처방 증가…20여년만에 상승

기사승인 2024-07-31 16:16:46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전경. 쿠키뉴스 자료사진

코로나19 유행 이후 급성상기도감염에 대한 항생제 처방률이 20여년 만에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은 ‘2023년 약제급여 적정성 평가 결과’를 31일 공개했다. 약제급여 적정성 평가는 항생제, 주사제 등 국민 보건에 미치는 영향이 큰 약제의 오남용을 줄이기 위해 2001년부터 실시되고 있다.

급성상기도감염과 급성하기도감염은 대부분 바이러스 감염으로 생기는 질병이다. 감기나 기관지염을 예로 들을 수 있다. 항생제는 주로 세균성 질환에서 사용되기 때문에 급성상·하기도감염에는 투여가 권장되지 않는다. 심평원은 이들 질병에 대한 항생제 처방률을 산출해 항생제 오남용 정도를 평가한다.

조사 결과, 지난해 급성상기도감염 항생제 처방률은 41.42%로 전년도 32.36%보다 9.06%p 증가했다. 항생제처방률은 2002년 73.33%에서 꾸준히 감소해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가 지난해 처음 올랐다. 급성하기도감염의 항생제 처방률 역시 2022년 54.06%에서 작년 59.76%로 5.70%p 높아졌다. 2016년 60.80%를 기록한 뒤 감소세였지만 지난해 반등했다. 

지난해 주사제 처방률은 12.60%로 2022년 10.77%보다 1.83%p 증가했다. 처방건당 약품 수는 3.82개로 전년 보다 0.18개 늘었다. 항생제 처방률은 상급 의료기관으로 갈수록 낮았고, 환자의 연령대가 낮을수록 높은 경향을 보였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감염내과) 교수는 “2023년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다양한 호흡기 감염증이 동시 또는 순차로 유행하면서 바이러스와 세균 감염의 감별 진단이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하기도감염이 발생한 경우 세균에 의한 이차 감염을 우려해 항생제 처방이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항생제는 적절하게 처방하지 않으면 여러 부작용 발생 위험과 항생제 내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특히 급성상·하기도 감염은 주로 바이러스로 인한 감염인 만큼 항생제 처방을 최소화하는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
박선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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