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가 아이 봐준다…‘일·가정 양립’ 위해 근무 환경 유연화

지자체가 아이 봐준다…‘일·가정 양립’ 위해 근무 환경 유연화

서울시 재택근무 제도화...“서사기업과 자치구까지 확산 바라”

기사승인 2024-08-02 06:00:09
쿠키뉴스 자료사진.

지자체들이 저출생 극복을 위해 유연근무 지원책을 공무원 조직에 앞다퉈 쏟아내고 있다. 일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도록 ‘출산’ 중심에서 ‘양육’ 중심 지원에 초점을 맞추는 모양새다. 제주, 충남에 이어 서울 육아 공무원도 매주 하루 재택을 할 수 있게 된다.

서울시는 이달부터 자녀를 둔 공무원의 ‘주1회 재택근무 의무화’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다음 달부터 8살 이하 자녀를 둔 서울시 공무원은 의무적으로 일주일에 한 번 재택근무할 수 있게 된다. 지난 4월 육아공무원 149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나온 재택근무 수요를 바탕으로 재택근무 의무화를 추진했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경기와 충청, 제주도 비슷한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경기는 지난 5월부터 임신 직원, 0~10세 육아돌봄 직원을 대상으로 4·6·1 육아응원근무제를 도입했다. 임신한 직원은 주 4일 근무하며 1일 2시간 모성보호시간을 의무적으로 사용해 6시간 근무한다. 근무하는 날 중 주 1일은 재택근무를 할 수 있다. 내년 전면 시행을 앞두고 있다.

제주도청은 이미 지난달부터 재택근무를 시행 중이다. 재택근무 대상은 2018년 이후 출생한 미취학 자녀를 둔 공무원 200여명으로 이 중 자녀가 만 2세 미만(2022년 7월 이후 출생)인 60여명은 의무적으로 재택근무를 실시해야 한다.

충청남도청도 지난달 1일부터 공무원을 비롯한 직원들을 대상으로 ‘주 4일 출근제’ 혜택을 주고 있다. 2세 이하(생후 35개월까지) 자녀를 양육 중인 도 본청 및 직속기관, 사업소 143명, 7개 시군 287명(나머지 시군은 추후 참여 예정), 11개 공공기관 41명 등 총 490명이 대상이다. 일주일에 4일만 출근한 뒤 하루는 재택근무를 하거나, 주 4일 동안 10시간씩 근무한 후 하루를 쉬는 방식이다.

재택근무 대상이 된 공무원들은 해당 제도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공무원 A씨는 “강제적이니 주변 동료들의 눈치를 볼 필요도 없고, 아이와 조금이라도 시간을 더 보낼 수 있게 돼서 좋다”며 “서울시부터 시작해 사기업과 자치구까지 확산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만 제도가 있어도 현장에서 활용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공무원 B씨는 “해야 하는 업무가 재택이 불가능하면 어떡하냐”며 “민원 등 업무는 재택을 할 수 없다. 한 명이 자리를 비우면 다른 사람이 업무를 메꾸는 구조라 의무화가 되어도 눈치가 보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동료 직원들 눈치가 보여 제도를 쓰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행정안전부 인사관리시스템 ‘인사랑’을 통해 대상자의 유연근무제 활용 여부를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부서별 육아시간 사용률을 평가해 분기별로 사용률이 높은 부서는 표창을 수여한다.

이예솔 기자
ysolzz6@kukinews.com
이예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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