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가 조정해도…중저가 커피 업계는 “최대한 가격 유지”

스타벅스가 조정해도…중저가 커피 업계는 “최대한 가격 유지”

가뭄·폭염에 아라비카 원두 톤당 690만원
스타벅스 오늘부터 일부 가격 인상…톨은 동결
업계 “가격 인상을 최대한 내부에서 감당”

기사승인 2024-08-02 06:00:09
스타벅스 로고. 사진=김건주 기자

가뭄과 폭염에 원두 가격이 치솟으며 커피업계의 가격 조정 가능성을 예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런던국제금융선물거래소(LIFEE) 기준 전날 로부스터 커피 원두 가격은 톤당 약 4261달러(약 582만원)로 지난해 8월1일(2635달러)보다 약 61.7% 상승했다. 연 평균 가격으로 보면 지난해는 톤당 2492달러로, 2020년(1293달러)부터 지속적으로 오르며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내 대부분 커피 프랜차이즈에서 사용하는 아라비카 원두도 전날 기준 톤당 5053달러(약 690만원)으로, 지난해 8월1일(3627달러·약 495만원)과 비교해 약 39.3% 증가했다.

커피 원두 가격이 오른 이유는 기후 변화에 따른 폭염과 가뭄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로부스터 원두 주요 산지인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아라비카 원두 최대 산지인 브라질과 콜롬비아도 극심한 가뭄으로 원두 수확량이 감소했다. 특히 브라질 농업 사업 분석 기업인 사프라스&메르카도는 2024~2025년 커피 생산량 전망치를 기존 예측치인 7040만 봉지에서 6600만 봉지로 낮췄다.

국내에서는 업계 점유율 1위인 스타벅스가 2일부터 일부 메뉴 가격을 인상하겠다고 밝히며 경쟁 업체들도 가격을 조정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픈서베이 ‘커피 트렌드 리포트 2023’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지난해 소비자가 주로 이용하는 카페 1위(65.6%)로 집계됐다.

스타벅스는 지난 2022년 1월 이후 2년6개월 만에 가격을 조정한다고 밝혔다. 카페 아메리카노 그란데(473ml), 벤티(591ml) 사이즈는 각각 300원, 600원씩 올린 5300원, 6100원으로 조정한다는 설명이다. 다만 고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톨 사이즈(355mL) 음료 가격은 동결하고 숏 사이즈(237mL)는 300원 인하한다고 말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가격인상 요인을 흡수해 왔지만 비용 상승세가 지속되며 가격을 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경쟁업계에서는 원두값 급등에 따른 커피 가격 인상을 내부에서 감당하며 최대한 자제한다는 입장이다.

이디야커피 관계자는 “현재 가격 인상 계획은 없다”며 “이디야커피는 자체 생산시설 ‘드림팩토리’를 통해 자체적으로 원두를 로스팅하고 생산하면서 비용 상승에 대한 부분을 내부적으로 최대한 방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원두 주요 생산 국가들에 이상기후가 계속되고, 운송비 등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면서 전략적인 원부자재 수급, 드림팩토리를 활용한 효율적인 운영을 통해 비용 상승을 최대한 방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메가MGC커피 관계자는 “가격 인상 계획은 없으며 최대한 원자재 가격 인상은 본사가 감내하고 있다”며 “가맹점주들이 안심하고 매장을 운영할 수 있도록 경영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건주 기자
gun@kukinews.com
김건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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