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사 이래 첫 파업을 한 삼성전자 노조가 현업에 복귀한다. 파업을 접는 것이 아니라 향후 기습적인 부분 파업(게릴라식 파업) 등을 통해 임금 교섭을 위한 쟁의 활동은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2일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은 “조합원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사측을 지속 압박할 투쟁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며 “현시점부터 5일까지 현업에 복귀해달라”고 밝혔다. 이어 전삼노는 “앞으로 전개될 투쟁의 성공을 위해 지속 가능한 게릴라 파업과 준법 투쟁으로 나갈 것”이라며 “오늘부터 복귀해도 되고 출근하더라도 게릴라 파업을 진행하게 되면 그때 일하다가도 나오면 된다”고 설명했다.
25일째 파업을 이어가면서 참가 조합원의 임금 손실 규모가 커지자 내부에서도 출구 전략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오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8일 삼성전자 창사 이래 첫 파업에 돌입한 전삼노는 지난달 29일부터 사흘간 사측과 임금 인상, 성과급 제도 개선 등을 놓고 협상을 벌였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손우목 전삼노 위원장은 지난 1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이재용 회장 자택 앞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4년 전 이재용 회장이 무노조 경영 철폐와 노동 3권 인정을 이야기했지만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이 회장이 본인의 약속을 지켜야 할 때”라고 강조한 바 있다.
현재 삼성전자에는 전삼노를 비롯해 총 5개 노조가 있다. 전삼노의 조합원 수는 이날 오전 9시 기준 3만6341명이다. 이는 삼성전자 전체 직원(약 12만5000명)의 29% 수준이다. 또한 최근 5개 노조 중 하나인 동행노조는 “대표 노동조합의 총파업을 통한 협상이 회사와의 첨예한 대립으로 더 이상 합리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 없는 길로 들어서고 있다”며 전삼노의 파업을 비판한 바 있다.
한편 전삼노는 사회적 이슈화와 쟁의기금 마련을 위해 국회, 법조계, 시민단체와 연대하는 등 파업 규모를 더욱 키운다는 계획이다. 오는 5일에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