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학교참여…‘내 아이’ 아닌 ‘우리아이들’ 위한 학부모 돼야

부모의 학교참여…‘내 아이’ 아닌 ‘우리아이들’ 위한 학부모 돼야

기사승인 2024-08-05 06:00:07
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 서이초 사건 이후 교육 주체 중 하나인 학부모의 역할과 정체성에 대한 사회적 고민이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는 학부모에게 책임과 권한을 동시에 가진 교육공동체 일원임을 인식하게 만들어 ‘내 아이’가 아닌 ‘우리 아이들’을 위한 학교참여로 이끌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서울시교육청 교육연구정보원은 최근 서울교육 이슈페이퍼 ‘이공이사 以共理思: 함께 생각을 정리하다’를 발표하며 학부모의 학교참여 및 정체성에 대해 정의했다. ‘학부모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보고서는 학부모가 공교육 수요자와 수동적 협력자에서 공교육의 주체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분석한 내용을 담았다.

전문가는 학부모의 교육주체성은 단순히 적극적인 참여를 넘어 주인의식을 갖고 교육정책과 계획에 참여하는 것이라 설명했다. 해당 보고서를 작성한 이윤주 서울특별시교육청 참여협력담당 주무관은 “주체는 스스로 선택하고 자유로우면서도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자주성, 능동성, 주인의식, 사회적 발언권을 가진다”며 “주체는 권리만큼 책무 이행에도 힘써야 한다”고 정의했다.

이어 “학부모의 교육주체성은 자녀의 교육을 맡은 학교에 권리가 있다는 뜻을 넘어 학부모가 학교의 공동 주인으로서 학교 교육 참여를 민주적으로 결정하고 실행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는 학부모가 교육시민으로서 학교 참여가 어려운 이유에 대해 △ 학부모 경험 △ 교사의 거부감 △ 사회적 합의 부재 등을 꼽았다. 구체적으로 이윤주 주무관은 “학부모의 학교에 대한 인식은 30년 전 자신들이 다니던 학교 경험에 기인하기에, 그시절 교사와 부모의 관계를 생각하면 학교 참여는 낮선 경험”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 교육이 서비스 상품화되며 학부모가 교육주체에서 교육소비자‧민원인으로 전락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이 주무관은 “많은 교사들이 학부모에 대해 교육을 대상화하고 상품으로 소비하는, 학교를 평가하고 자녀를 위해 뭔가를 요구하는 학부모들에 익숙하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학부모 역할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점도 지적했다. 그는 “학부모가 자녀 학교 참여 수준이 어디까지 적절한 지에 대한 합의가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는 학교 공동체 회복을 위해 각자의 역할을 존중하고 협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학부모의 교육주체로서 참여를 확대해가 위해 학부모의 책임과 권한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윤주 주무관은 “내 아이를 위한 학교참여가 아니라 우리 아이들을 위한 참여가 돼야 한다”며 “학부모와 교사가 함께 하는 독서모임 등을 통해 서로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계기도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학교와 교육청의 역할도 필요하다. 학부모의 긍정적인 학교참여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주무관은 “부모의 자발적 모임 지원, 신입 학부모 연수 등을 통해 학교교육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시간을 마련해야 한다”며 “학교 주요 의사결정에도 의견을 수렴하고 반영하는 등 학교참여에 대한 명확한 범위 정하고 합의하는 과정도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유민지 기자
mj@kukinews.com
유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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