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대명’ 확실했지만…호남, 민주당에 ‘경고장’도

‘어대명’ 확실했지만…호남, 민주당에 ‘경고장’도

90%대 육박 이재명 득표율↓…80%대로
호남서 20%대 낮은 투표율도
22대 총선, 호남서 民 앞선 조국혁신당 사례 이어 ‘두 번째’ 경고장 해석

기사승인 2024-08-06 06:00:04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4일 오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 텃밭 호남에서도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분위기는 막을 수 없었다. 다만 유례없는 일극 체제에 대한 우려의 여론도 함께 감지됐다. 90%대에 육박하던 이 후보에 대한 득표율은 80%대로 하향 조정됐고. 한 자릿수 지지율을 면치 못한 김두관 후보는 두 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했다.

지난 3~4일 진행된 호남 지역 순회 합동연설회 집계된 이 후보자의 득표율은 80%대였다. 광주 83.61%, 전남 82.48%로 총 13개 지역 누적 득표율은 86.97%를 기록했다.

유례없이 높은 지지율은 민주당 내 이 대표를 대체할 인사가 없다는 방증으로 풀이되지만, 한편으로는 90%를 넘던 지지율이 80%대로 내려왔다는 점에서 조금 다른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이재명 후보로 점철되는 민주당의 ‘일극 체제’는 다소 우려가 된다는 일종의 경고 메시지라는 해석이다. 

민주당 내 오랜 경험을 지닌 박수현 민주당 의원은 5일 아침 CBS라디오에 출연해 “지금의 민주당에게 호남이 어떤 경고를 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호남 지역의 낮은 투표율에 대해 “‘민주당이 좀 더 다양하고 민주적이고 포용성 있는 정당으로 가라’, ‘중도 확장을 하지 않으면 다음 선거에서 곤란하다’는 경고를 한 것”이라며 “전당대회 이후에도 호남의 민심과 판단이 어디를 보고 있는지 굉장히 주목해야 된다”고 했다.

또 호남의 낮은 투표율도 주목된다. 정통적으로 호남 민심은 민주당에 대한 지지를 보이면서도 기대에 못 미칠 경우 투표장에 나서지 않는 식으로 불만을 표현하곤 했는데 이번 전당대회에서 낮은 투표율이 만족스럽지 못한 민주당의 행보에 대한 경고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전북·광주·전남에서 당대표 투표율은 각각 20.28%, 25.29%, 23.17%를 기록해 20%대를 면치 못했다.

지난 22대 총선에서도 민주당을 향한 호남 민심의 경고는 이미 존재했다. 윤석열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는 정서가 강해 민주당에 대한 불만의 여론이 특별히 주목받지는 못했으나 조국혁신당에 대한 지지를 통해 일종의 엄포를 놨기 때문이다.

당시 이재명 체제의 민주당은 ‘비명횡사’라고 불릴 만큼 ‘비명계’를 배척했다. 대신 철저하게 친명 위주의 공천을 했다. 당내 다양한 의견과 계파가 또 다른 강점이던 민주당은 어느새 지도부와 다른 생각을 하면 ‘배신자’ 또는 ‘수박’으로 낙인찍히는 ‘한마음’ 정당에 이르렀고, 호남 민심은 대안을 원외에서 찾아 조국혁신당을 지지한 것이라는 정치권의 분석이 당시에도 나왔다.

김상일 정치평론가는 5일 쿠키뉴스와 인터뷰에서 “지난 총선에서 보인 것처럼 일단 호남은 조국혁신당이라는 (민주당의) 대안 세력이 존재하기 때문에 민주당 전당대회에 대한 관심이 덜한 것으로 해석해 볼 수 있다”며 “(이재명 후보의 득표율이) 90%대에서 80%대로 내려온 것에 대해 의미를 찾는 것보다는 전당대회에서 특정 후보가 70% 이상의 압도적인 지지가 나오는 게 비정상적이라는 데 더욱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어느 정당이든 최소 30% 이상의 다양성을 보장하고, 그 세력을 포용할 수 있어야만 건강한 정당”이라며 “호남의 낮은 투표율은 그만큼 (민주당에 대한) 애정이 없다는 방증”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오는 10월 열리는 영광군수·곡성군수 재보궐 선거를 통해 간접적으로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에 대한 호남 민심의 지지 동향을 판단해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뿐 아니라 조국혁신당도 재보궐 선거에 후보를 낼 준비에 나섰다고 전해지는 만큼 귀추가 주목된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황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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